[ { "id":"CSAT_korean_23_1", "paragraph":"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즐거움이다. 독서의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소통의 즐거움’이 있다.독자는 독서를 통해 책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한다. 독서는 필자와 간접적으로 대화하는 소통 행위이다. 독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나 시대의 영향 아래 필자가 속해 있거나 드러내고자 하는 사회나 시대를 경험한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필자를 매개로 만나고 이해하면서 독자는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이때 같은 책을 읽은 독자라도 독자의 배경지식이나 관점 등의 독자 요인, 읽기 환경이나 과제 등의 상황 요인이 다르므로, 필자가 보여 주는 세계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저마다 소통 과정에서 다른 의미를 구성할 수 있다. [A] (이러한 소통은 독자가 책의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독자는 책에서 답을 찾는 질문,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책에 명시된 내용에서 답을 발견할 수 있고, 책의 내용들을 관계 지으며 답에 해당하는 내용을 스스로 구성할 수도 있다. 또한 후자의 경우 책에는 없는 독자의 경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풍부히 생성하고 주체적으로 답을 찾을 때 소통의 즐거움은 더 커진다.) 한편 독자는 ㉠ (다른 독자와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도 있다.) 책과의 소통을 통해 개인적으로 형성한 의미를 독서 모임이나 독서 동아리 등에서 다른 독자들과 나누는 일이 이에 해당한다. 비슷한 해석에 서로 공감하며 기존 인식을 강화하거나 관점의 차이를 확인하고 기존 인식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인식을 심화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소통 공간이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독서를 통해 다른 독자들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누리는 양상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신의 독서 경험을 담은 글이나 동영상을 생산 공유함으로써, 책을 읽지 않은 타인이 책과 소통하도록 돕는 것도 책을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다.", "question":"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choices":[ "같은 책을 읽은 독자라도 서로 다른 의미를 구성할 수 있다.", "다른 독자와의 소통은 독자가 인식의 폭을 확장하도록 돕는다", "독자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책의 필자를 매개로 접할 수 있다.", "독자의 배경지식, 관점, 읽기 환경, 과제는 독자의 의미 구성에 영향을 주는 독자 요인이다.", "독자는 책을 읽을 때 자신이 속한 사회나 시대의 영향을 받으며 필자와 간접적으로 대화한다" ], "answer":"독자의 배경지식, 관점, 읽기 환경, 과제는 독자의 의미 구성에 영향을 주는 독자 요인이다." }, { "id":"CSAT_korean_23_2", "paragraph":"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즐거움이다. 독서의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소통의 즐거움’이 있다.독자는 독서를 통해 책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한다. 독서는 필자와 간접적으로 대화하는 소통 행위이다. 독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나 시대의 영향 아래 필자가 속해 있거나 드러내고자 하는 사회나 시대를 경험한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필자를 매개로 만나고 이해하면서 독자는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이때 같은 책을 읽은 독자라도 독자의 배경지식이나 관점 등의 독자 요인, 읽기 환경이나 과제 등의 상황 요인이 다르므로, 필자가 보여 주는 세계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저마다 소통 과정에서 다른 의미를 구성할 수 있다. [A] (이러한 소통은 독자가 책의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독자는 책에서 답을 찾는 질문,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책에 명시된 내용에서 답을 발견할 수 있고, 책의 내용들을 관계 지으며 답에 해당하는 내용을 스스로 구성할 수도 있다. 또한 후자의 경우 책에는 없는 독자의 경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풍부히 생성하고 주체적으로 답을 찾을 때 소통의 즐거움은 더 커진다.) 한편 독자는 ㉠ (다른 독자와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도 있다.) 책과의 소통을 통해 개인적으로 형성한 의미를 독서 모임이나 독서 동아리 등에서 다른 독자들과 나누는 일이 이에 해당한다. 비슷한 해석에 서로 공감하며 기존 인식을 강화하거나 관점의 차이를 확인하고 기존 인식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인식을 심화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소통 공간이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독서를 통해 다른 독자들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누리는 양상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신의 독서 경험을 담은 글이나 동영상을 생산 공유함으로써, 책을 읽지 않은 타인이 책과 소통하도록 돕는 것도 책을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다.", "question":"다음은 학생이 독서 후 작성한 글의 일부이다. [A]를 바탕으로 ⓐ~ⓔ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nⓐ('음악 시간에 들었던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이 위대한 작품인 이유는 무엇일까?'하는 생각)에, 베토벤에 대한 책을 빌렸다. 책에서는 기약만으로 구성됐던 교향곡에 성악을 결합헤 개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곡이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을 보여 준다고 했다.) <합창>을 해설한 부분에 이어, 베토벤의 생애에 관한 뒷부분도 읽었는데, ⓒ(이 내용들을 종합해, 절망적 상황에서도 열정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기에 교향곡 구성의 새로움을 보여 준 명작이 탄생했음을 알게 됐다.) 이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묻게 되었다.) ⓔ(글 쓰는 일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나도 어떤 상황에서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choices":[ "ⓐ와 ⓑ에는 모두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이 나타난다.", "ⓒ와 ⓓ에는 모두 ‘책에 명시된 내용’에서 질문의 답을 찾아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에는 ‘책에서 답을 찾는 질문’이, ⓔ에는 그에 대한 답을 ‘독자의 경험’에서 찾아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에는 ‘책에서 답을 찾는 질문’이, ⓒ에는 그에 대한 답을 ‘책의 내용들을 관계 지으며’ 찾아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에는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이, ⓔ에는 그에 대한 답을 ‘독자의 경험’에서 찾아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 "answer":"ⓓ에는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이, ⓔ에는 그에 대한 답을 ‘독자의 경험’에서 찾아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 { "id":"CSAT_korean_23_3", "paragraph":"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즐거움이다. 독서의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소통의 즐거움’이 있다.독자는 독서를 통해 책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한다. 독서는 필자와 간접적으로 대화하는 소통 행위이다. 독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나 시대의 영향 아래 필자가 속해 있거나 드러내고자 하는 사회나 시대를 경험한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필자를 매개로 만나고 이해하면서 독자는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이때 같은 책을 읽은 독자라도 독자의 배경지식이나 관점 등의 독자 요인, 읽기 환경이나 과제 등의 상황 요인이 다르므로, 필자가 보여 주는 세계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저마다 소통 과정에서 다른 의미를 구성할 수 있다. [A] (이러한 소통은 독자가 책의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독자는 책에서 답을 찾는 질문, 독자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 질문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책에 명시된 내용에서 답을 발견할 수 있고, 책의 내용들을 관계 지으며 답에 해당하는 내용을 스스로 구성할 수도 있다. 또한 후자의 경우 책에는 없는 독자의 경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풍부히 생성하고 주체적으로 답을 찾을 때 소통의 즐거움은 더 커진다.) 한편 독자는 ㉠ (다른 독자와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도 있다.) 책과의 소통을 통해 개인적으로 형성한 의미를 독서 모임이나 독서 동아리 등에서 다른 독자들과 나누는 일이 이에 해당한다. 비슷한 해석에 서로 공감하며 기존 인식을 강화하거나 관점의 차이를 확인하고 기존 인식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인식을 심화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소통 공간이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독서를 통해 다른 독자들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누리는 양상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신의 독서 경험을 담은 글이나 동영상을 생산 공유함으로써, 책을 읽지 않은 타인이 책과 소통하도록 돕는 것도 책을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다.", "question":"다음 글을 읽고 ㉠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스스로 독서 계획을 세우고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찾아 개인적으로 읽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겠군.", "독서 모임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확인하고 자신의 관점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겠군.", "개인적으로 형성한 의미를, 독서 동아리를 통해 심화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겠군.", "자신의 독서 경험을 담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겠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해석을 나누는 과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겠군." ], "answer":"스스로 독서 계획을 세우고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찾아 개인적으로 읽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겠군." }, { "id":"CSAT_korean_23_4",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가)는 유서의 유형을 분류하였고, (나)는 유서의 분류 기준과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였다.", "(가)는 유서의 개념과 유용성을 소개하였고, (나)는 국가별 유서의 변천 과정을 설명하였다.", "(가)는 유서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학설을 검토하였고, (나)는 유서 편찬자들 간의 견해 차이를 분석하였다.", "(가)는 유서의 특성과 의의를 설명하였고, (나)는 유서 편찬에서 특정 학문의 수용 양상을 시기별로 소개하였다.", "(가)는 유서에 대한 평가가 시대별로 달라진 원인을 분석하였고, (나)는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유서의 특징을 제시하였다." ], "answer":"(가)는 유서의 특성과 의의를 설명하였고, (나)는 유서 편찬에서 특정 학문의 수용 양상을 시기별로 소개하였다." }, { "id":"CSAT_korean_23_5",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A]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조선에서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았던 것은 편찬자의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는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에 필요한 내용을 담은 유서가 편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조선에서는 중국의 편찬 방식을 따르면서도 대체로 국가보다는 개인에 의해 유서가 편찬되었다.", "중국에서는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대규모로 편찬한 유서를 통해 왕조의 위엄을 드러내었다.", "중국에서는 주로 서적에서 발췌한 내용을 비교하고 해석을 덧붙여 유서를 편찬하였다." ], "answer":"중국에서는 주로 서적에서 발췌한 내용을 비교하고 해석을 덧붙여 유서를 편찬하였다." }, { "id":"CSAT_korean_23_6",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 ㉡에 대해 파악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지식의 제공이라는 ㉮의 편찬 의도는, ㉠에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한 것에서 나타난다.",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한 ㉮의 방식은, ㉠에서 해부학과 생리학을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수용한 것에서 나타난다.", "평가를 더하는 저술로서 ㉮의 성격은, ㉡에서 중국 학문의 진보성을 확인하고자 서학을 활용한 것에서 나타난다.", "사실 탐구를 중시하며 자연 과학에 대해 드러낸 ㉮의 관심은, ㉡에서 천문학과 우주론의 내용을 수록한 것에서 나타난다.",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의 유연성과 개방성은, ㉠과 ㉡에서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받아들인 것에서 나타난다." ], "answer":"평가를 더하는 저술로서 ㉮의 성격은, ㉡에서 중국 학문의 진보성을 확인하고자 서학을 활용한 것에서 나타난다." }, { "id":"CSAT_korean_23_7",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를 반박하기 위한 ‘이수광’의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학문에서 의리를 앞세우고 이익을 뒤로하는 것보다 중한 것이없으니, 심성을 수양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주자학에 매몰되어 세상의 여러 이치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널리 배우고 익히는 앎의 바른 방법이 아닐 것이다.", "주자의 가르침이 쇠퇴하게 되면 주자학이 아닌 학문이 날로 번성하게 되니, 주자의 도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유학 경전에서 쓰이지 않은 글자를 한 글자라도 더하는 일을 용납하는 것은 바른 학문을 해치는 길이 될 것이다.", "참되게 알고 참되게 행하는 것이 어려우니, 우리 학문의 여러 경전으로부터 널리 배우고 면밀히 익혀야 할 것이다." ], "answer":"주자학에 매몰되어 세상의 여러 이치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널리 배우고 익히는 앎의 바른 방법이 아닐 것이다." }, { "id":"CSAT_korean_23_8",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가), (나)를 읽은 학생이 <보기>의 임원경제지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보기>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는 19세기까지의 조선과 중국 서적들에서 향촌 관련 부분을 발췌, 분류하고 고증한 유서이다. 국가를 위한다는 목적의식을 명시한 이 유서에는 향촌 사대부의 이상적인 삶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향촌 구성원 전체의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실렸고, 향촌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집성되었다. 주자학을 기반으로 실증과 실용의 자세를 견지했던 서유구의 입장, 서학 중국 원류설, 중국과 비교한 조선의 현실 등이 반영되었다. 안설을 부기했으며, 제한적으로 색인을 넣어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choices":[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던 (가)의 실학자들의 유서와 마찬가지로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목적의식이 확인되겠군.", "증거를 제시하여 이론적으로 밝히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던 (가)의 실학자들의 유서와 마찬가지로 편찬자의 고증과 의견이 반영된 것이 확인되겠군.", "당대 지식을 망라하고 서양 관련 지식을 소개하고자 한 (나)의 지봉유설에 비해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편찬되는 전문 유서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겠군.", "기존 학설의 정당화 내지 배제에 관심을 두었던 (나)의 성호사설에 비해 향촌 사회 구성원의 삶에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의활용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겠군.", "중국을 문명의 척도로 받아들였던 (나)의 오주연문장전산고와 달리 중화 관념에 구애되지 않고 중국의 현실과 조선의 현실을 비교한 내용이 확인되겠군." ], "answer":"중국을 문명의 척도로 받아들였던 (나)의 오주연문장전산고와 달리 중화 관념에 구애되지 않고 중국의 현실과 조선의 현실을 비교한 내용이 확인되겠군." }, { "id":"CSAT_korean_23_9", "paragraph":"(가)[A](중국에서 비롯된 유서(類書)는 고금의 서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분류, 정리하여 이용에 편리하도록 편찬한 서적이다. 일반적으로 유서는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배열할 뿐 상호 비교하거나 편찬자의 해석을 가하지 않았다. 유서는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일반 유서와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유서로 나눌 수 있으며, 편찬 방식은 책에 따라다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왕조 초기에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국가 주도로 대규모 유서를 편찬하여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의 지식을 집성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고려 때 중국 유서를 수용한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 유서를 활용하는 한편, 중국 유서의 편찬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서를 편찬하였다. 조선의 유서는 대체로 국가보다 개인이 소규모로 편찬하는 경우가 많았고, 목적에 따른 특정 주제의 전문 유서가 집중적으로 편찬되었다. 전문 유서 가운데 편찬자가 미상인 유서가 많은데, 대체로 간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 서적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 기록하여 시문 창작, 과거 시험 등 개인적 목적으로 유서를 활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유서 편찬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17세기부터 실학의 학풍이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면서 유서 편찬에 변화가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유서)는 현실 개혁의 뜻을 담았고, 편찬 의도를 지식의 제공과 확산에 두었다. 또한 단순 정리를 넘어 지식을 재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평가를 더하는 등 저술의 성격을 드러냈다. 독서와 견문을 통해 주자학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지식을 집적했고,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고증과 이에 대한 의견 등 ‘안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주자학의 지식을 ⓑ(이어받는) 한편, 주자학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였다. 광범위하게 정리한 지식을 식자층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객관적 사실 탐구를 중시하여 박물학과 자연 과학에 관심을 기울였다.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편찬한 유서가 주자학의 관념적 사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한 것은 지식의 역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나)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소개한 서양의 학문, 곧 서학은 조선 후기 유서(類書)의 지적 자원 중 하나로 활용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 가운데 이수광, 이익, 이규경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식 유서는 주자학의 지적 영역 내에서 서학의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7세기의 이수광은 주자학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자학에 기초하여 도덕에 관한 학문과 경전에 관한 학문 등이 주류였던 당시 상황에서, 그는 지봉유설을 통해 당대 조선의 지식을 망라하여 항목화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을 뿐 아니라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접한 서양 관련 지식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심성 수양에 절실하지 않을뿐더러 주자학이 아닌 것이 ⓓ(뒤섞여) 순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자학자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가 소개한 서양 관련 지식은 중국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주변에 알려졌다.18세기의 이익은 서학 지식 자체를 ㉠(성호사설)의 표제어로 삼았고, 기존의 학설을 정당화하거나 배제하는 근거로 서학을 수용하는 등 서학을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그는 서학의 세부 내용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며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여 소개하였다. 서학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그 자체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 심성론의 하위 이론으로 재분류하는 등 지식의 범주를 ⓔ(바꾸어) 수용하였다. 또한 서학의 수학을 주자학의 지식 영역 안에서 재구성하기도 하였다.19세기의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를 편찬하면서 서학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의 분류 체계를 적용하였고 이익과 마찬가지로 서학의 천문학, 우주론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그가 주로 유서의 지적 자원으로 활용한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은 서학을 소화하여 중국의 학문과 절충한 것이었고, 서학이 가지는 진보성의 토대가 중국이라는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규경은 이 책들에 담긴 중국화한 서학 지식과 서학 중국 원류설을 받아들였고,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기존의 중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서도 서학 수용의 이질감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렇듯 이규경은 중국의 서학 연구서들을 활용해 매개적 방식으로 서학을 수용하였다.", "question":"문맥상 ⓐ~ⓔ와 바꾸어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 : 의거(依據)하여", "ⓑ : 계몽(啓蒙)하는", "ⓒ : 용이(容易)하게", "ⓓ : 혼재(混在)되어", "ⓔ : 변경(變更)하여" ], "answer":"ⓑ : 계몽(啓蒙)하는" }, { "id":"CSAT_korean_23_10", "paragraph":"법령의 조문은 대개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처럼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것은 아니다. 법조문에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그 상황에 ⓐ(맞는)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불확정 개념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간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예로 ‘손해 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는 조문을 ⓑ(들) 수 있다. 이때 법원은 요건과 효과를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손해배상 예정액은 위약금의 일종이며,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인 위약벌도 위약금에 속한다. 위약금의 성격이 둘 중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하면 손해 배상 예정액으로 다루어진다.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해 배상 예정액이 정해져 있었다면 채권자는 손해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손해 액수가 얼마로 증명되든 손해 배상 예정액보다 더 받을 수는 없다. 한편 위약금이 위약벌임이 증명되면 채권자는 위약벌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고, 손해 배상 예정액과는 달리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이때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하면 손해 배상금도 받을 수 있다.불확정 개념은 행정 법령에도 사용된다. 행정 법령은 행정청이구체적 사실에 대해 행하는 법 집행인 행정 작용을 규율한다.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로서 행정청이 반드시 해야 하는특정 내용의 행정 작용은 기속 행위이다. 반면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그 효과인 행정 작용의 구체적 내용을 ⓓ(고를)수 있는 재량이 행정청에 주어져 있을 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는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이다. 법령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되면 이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대개 재량 행위이다. 행정청은 재량으로 재량 행사의 기준을 명확히 정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을 ㉠(재량 준칙)이라 한다. 재량 준칙은 법령이 아니므로 재량 준칙대로 재량을 행사하지 않아도 근거 법령 위반은 아니다. 다만 특정 요건하에 재량 준칙대로 특정한 내용의 적법한 행정 작용이 반복되어 행정 관행이 생긴 후에는,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은 동일한 내용의 행정 작용을 해야 한다. 행정청은 평등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question":"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choices":[ "법령의 요건과 효과에는 모두 불확정 개념이 사용될 수 있다.", "법원은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법령을 적용할 때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법령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려면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행정 법령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인 경우보다 기속 행위인 경우가 많다.", "불확정 개념은 행정청이 행하는 법 집행 작용을 규율하는 법령과 개인 간의 계약 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에 모두 사용된다." ], "answer":"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행정 법령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인 경우보다 기속 행위인 경우가 많다." }, { "id":"CSAT_korean_23_11", "paragraph":"법령의 조문은 대개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처럼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것은 아니다. 법조문에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그 상황에 ⓐ(맞는)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불확정 개념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간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예로 ‘손해 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는 조문을 ⓑ(들) 수 있다. 이때 법원은 요건과 효과를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손해배상 예정액은 위약금의 일종이며,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인 위약벌도 위약금에 속한다. 위약금의 성격이 둘 중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하면 손해 배상 예정액으로 다루어진다.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해 배상 예정액이 정해져 있었다면 채권자는 손해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손해 액수가 얼마로 증명되든 손해 배상 예정액보다 더 받을 수는 없다. 한편 위약금이 위약벌임이 증명되면 채권자는 위약벌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고, 손해 배상 예정액과는 달리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이때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하면 손해 배상금도 받을 수 있다.불확정 개념은 행정 법령에도 사용된다. 행정 법령은 행정청이구체적 사실에 대해 행하는 법 집행인 행정 작용을 규율한다.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로서 행정청이 반드시 해야 하는특정 내용의 행정 작용은 기속 행위이다. 반면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그 효과인 행정 작용의 구체적 내용을 ⓓ(고를)수 있는 재량이 행정청에 주어져 있을 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는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이다. 법령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되면 이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대개 재량 행위이다. 행정청은 재량으로 재량 행사의 기준을 명확히 정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을 ㉠(재량 준칙)이라 한다. 재량 준칙은 법령이 아니므로 재량 준칙대로 재량을 행사하지 않아도 근거 법령 위반은 아니다. 다만 특정 요건하에 재량 준칙대로 특정한 내용의 적법한 행정 작용이 반복되어 행정 관행이 생긴 후에는,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은 동일한 내용의 행정 작용을 해야 한다. 행정청은 평등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question":"㉠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재량 준칙은 법령이 아니기 때문에 일의적이지 않은 개념으로 규정된다.", "재량 준칙으로 정해진 내용대로 재량을 행사하는 행정 작용은 기속 행위이다.", "재량 준칙으로 규정된 재량 행사 기준은 반복되어 온 적법한 행정 작용의 내용대로 정해져야 한다.", "재량 준칙이 정해져야 행정청은 특정 요건하에 행정 작용의 구체적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 "재량 준칙이 특정 요건에서 적용된 선례가 없으면 행정청은 동일한 요건이 충족되어도 행정 작용을 할 때 재량 준칙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 "answer":"재량 준칙이 특정 요건에서 적용된 선례가 없으면 행정청은 동일한 요건이 충족되어도 행정 작용을 할 때 재량 준칙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 { "id":"CSAT_korean_23_12", "paragraph":"법령의 조문은 대개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처럼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것은 아니다. 법조문에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그 상황에 ⓐ(맞는)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불확정 개념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간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예로 ‘손해 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는 조문을 ⓑ(들) 수 있다. 이때 법원은 요건과 효과를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손해배상 예정액은 위약금의 일종이며,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인 위약벌도 위약금에 속한다. 위약금의 성격이 둘 중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하면 손해 배상 예정액으로 다루어진다.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해 배상 예정액이 정해져 있었다면 채권자는 손해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손해 액수가 얼마로 증명되든 손해 배상 예정액보다 더 받을 수는 없다. 한편 위약금이 위약벌임이 증명되면 채권자는 위약벌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고, 손해 배상 예정액과는 달리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이때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하면 손해 배상금도 받을 수 있다.불확정 개념은 행정 법령에도 사용된다. 행정 법령은 행정청이구체적 사실에 대해 행하는 법 집행인 행정 작용을 규율한다.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로서 행정청이 반드시 해야 하는특정 내용의 행정 작용은 기속 행위이다. 반면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그 효과인 행정 작용의 구체적 내용을 ⓓ(고를)수 있는 재량이 행정청에 주어져 있을 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는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이다. 법령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되면 이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대개 재량 행위이다. 행정청은 재량으로 재량 행사의 기준을 명확히 정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을 ㉠(재량 준칙)이라 한다. 재량 준칙은 법령이 아니므로 재량 준칙대로 재량을 행사하지 않아도 근거 법령 위반은 아니다. 다만 특정 요건하에 재량 준칙대로 특정한 내용의 적법한 행정 작용이 반복되어 행정 관행이 생긴 후에는,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은 동일한 내용의 행정 작용을 해야 한다. 행정청은 평등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question":"다음 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n<보기> 갑은 을에게 물건을 팔고 그 대가로 100을 받기로 하는 매매 계약을 했다. 그 후 갑이 계약을 위반하여 을은 80의 손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하여 세 가지 상황이 있다고 하자. (가)(갑과 을 사이에 위약금 약정이 없었다.) (나)(갑이 을에게 위약금 100을 약정했고, 위약금의 성격이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했다.) (다)(갑이 을에게 위약금 100을 약정했고, 위약금의 성격이 위약벌임이 증명되었다.) 단, 위의 모든 상황에서 세금, 이자 및 기타 비용은 고려하지 않음.", "choices":[ "(가)에서 을의 손해가 얼마인지 증명되지 못한 경우에도, 갑이을에게 8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나)에서 을의 손해가 80임이 증명된 경우, 갑이 을에게 10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 "(나)에서 을의 손해가 얼마인지 증명되지 못한 경우, 갑이 을에게 10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다)에서 을의 손해가 80임이 증명된 경우, 갑이 을에게 180을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 "(다)에서 을의 손해가 얼마인지 증명되지 못한 경우, 갑이 을에게 8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 "answer":"(나)에서 을의 손해가 80임이 증명된 경우, 갑이 을에게 10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 }, { "id":"CSAT_korean_23_13", "paragraph":"법령의 조문은 대개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처럼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것은 아니다. 법조문에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그 상황에 ⓐ(맞는)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불확정 개념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간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예로 ‘손해 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는 조문을 ⓑ(들) 수 있다. 이때 법원은 요건과 효과를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손해배상 예정액은 위약금의 일종이며,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인 위약벌도 위약금에 속한다. 위약금의 성격이 둘 중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하면 손해 배상 예정액으로 다루어진다.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해 배상 예정액이 정해져 있었다면 채권자는 손해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손해 액수가 얼마로 증명되든 손해 배상 예정액보다 더 받을 수는 없다. 한편 위약금이 위약벌임이 증명되면 채권자는 위약벌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고, 손해 배상 예정액과는 달리 법원이 감액할 수 없다. 이때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하면 손해 배상금도 받을 수 있다.불확정 개념은 행정 법령에도 사용된다. 행정 법령은 행정청이구체적 사실에 대해 행하는 법 집행인 행정 작용을 규율한다.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로서 행정청이 반드시 해야 하는특정 내용의 행정 작용은 기속 행위이다. 반면 법령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그 효과인 행정 작용의 구체적 내용을 ⓓ(고를)수 있는 재량이 행정청에 주어져 있을 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는 행정 작용은 재량 행위이다. 법령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되면 이에 근거한 행정 작용은 대개 재량 행위이다. 행정청은 재량으로 재량 행사의 기준을 명확히 정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을 ㉠(재량 준칙)이라 한다. 재량 준칙은 법령이 아니므로 재량 준칙대로 재량을 행사하지 않아도 근거 법령 위반은 아니다. 다만 특정 요건하에 재량 준칙대로 특정한 내용의 적법한 행정 작용이 반복되어 행정 관행이 생긴 후에는,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은 동일한 내용의 행정 작용을 해야 한다. 행정청은 평등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question":"문맥상 ⓐ~ⓔ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choices":[ "이것이 네가 찾는 자료가 ⓐ(맞는지) 확인해 보아라.", "그 부부는 노후 대책으로 적금을 ⓑ(들고) 안심했다.", "그의 파격적인 주장은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형은 땀 흘려 울퉁불퉁한 땅을 평평하게 ⓓ(골랐다).", "그분은 우리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 "answer":"그분은 우리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 { "id":"CSAT_korean_23_14", "paragraph":"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하루 동안의 총 열량 소모량인 대사량으로 구한다. 그중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개체에 따라 대사량의 60~75%를 차지하고, 근육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 (직접법)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공기의 출입량을 알고 있는 호흡실에서 동물이 발산하는 열량을 열량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 (간접법)은 호흡 측정 장치를 이용해 동물의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체내에서 생성된 열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 \/ (W)=2이다. 이 경우에 기초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 \/ (W)^0.67 = 2^0.67, 즉 약 1.6이 된다.1930년대에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같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이 된다.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 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 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대사 체중은 치료제 허용량의 결정에도 이용되는데, 이때 그 양은 대사 체중에 비례하여 정한다. 이는 치료제 허용량이 체내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question":"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choices":[ "클라이버의 법칙은 동물의 기초 대사량이 대사 체중에 비례한다고 본다.", "어떤 개체가 체중이 늘 때 다른 변화 없이 근육량이 늘면 기초 대사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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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같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이 된다.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 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 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대사 체중은 치료제 허용량의 결정에도 이용되는데, 이때 그 양은 대사 체중에 비례하여 정한다. 이는 치료제 허용량이 체내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question":"다음 글을 읽고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일반적인 경우 기초 대사량은 하루에 소모되는 총 열량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군.", "클라이버의 결론에 따르면, 기초 대사량이 동물의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겠군.", "19세기의 초기 연구자들은 체중의 증가율보다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고 생각했겠군.", "코끼리에게 적용하는 치료제 허용량을 기준으로, 체중에 비례하여 생쥐에게 적용할 허용량을 정한 후 먹이면 과다 복용이 될 수 있겠군.", "클라이버의 법칙에 따르면, 동물의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에너지의 필요량이 이전 초기 연구에서 생각했던 양보다 많겠군." ], "answer":"코끼리에게 적용하는 치료제 허용량을 기준으로, 체중에 비례하여 생쥐에게 적용할 허용량을 정한 후 먹이면 과다 복용이 될 수 있겠군." }, { "id":"CSAT_korean_23_16", "paragraph":"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하루 동안의 총 열량 소모량인 대사량으로 구한다. 그중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개체에 따라 대사량의 60~75%를 차지하고, 근육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 (직접법)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공기의 출입량을 알고 있는 호흡실에서 동물이 발산하는 열량을 열량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 (간접법)은 호흡 측정 장치를 이용해 동물의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체내에서 생성된 열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 \/ (W)=2이다. 이 경우에 기초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 \/ (W)^0.67 = 2^0.67, 즉 약 1.6이 된다.1930년대에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같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이 된다.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 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 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대사 체중은 치료제 허용량의 결정에도 이용되는데, 이때 그 양은 대사 체중에 비례하여 정한다. 이는 치료제 허용량이 체내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question":"㉠,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은 체온을 환경 온도에 따라 조정하는 변온 동물이 체외로 발산하는 열량을 측정할 수 없다.", "㉡은 동물이 호흡에 이용한 산소의 양을 알 필요가 없다.", "㉠은 ㉡과 달리 격한 움직임이 제한된 편하게 쉬는 상태에서 기초 대사량을 구한다.", "㉠과 ㉡은 모두 일정한 체온에서 동물이 체외로 발산하는 열량을 구할 수 있다.", "㉠과 ㉡은 모두 생존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기초 대사량을 구한다." ], "answer":"㉠과 ㉡은 모두 일정한 체온에서 동물이 체외로 발산하는 열량을 구할 수 있다." }, { "id":"CSAT_korean_23_17", "paragraph":"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하루 동안의 총 열량 소모량인 대사량으로 구한다. 그중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개체에 따라 대사량의 60~75%를 차지하고, 근육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 (직접법)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공기의 출입량을 알고 있는 호흡실에서 동물이 발산하는 열량을 열량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 (간접법)은 호흡 측정 장치를 이용해 동물의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체내에서 생성된 열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 \/ (W)=2이다. 이 경우에 기초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 \/ (W)^0.67 = 2^0.67, 즉 약 1.6이 된다.1930년대에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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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점들이 최적의 직선으로부터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멀리 떨어질수록 편차 제곱 합은 더 작겠군.", "ⓐ의 증가율보다 ⓑ의 증가율이 크다면, 점들의 분포가 직선이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하겠군.", "ⓐ의 증가율보다 ⓑ의 증가율이 작다면, 점들 사이를 지나는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크겠군.", "ⓐ의 증가율과 ⓑ의 증가율이 같고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순서쌍을 점으로 표시한다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하겠군." ], "answer":"최적의 직선을 구한다고 할 때,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가 1보다 작다면 ⓐ에 ⓑ가 비례한다고 할 수 없겠군." }, { "id":"CSAT_korean_23_18", "paragraph":"혼례를 마친 후 최척이 아내와 함께 장모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매 하인들이 기뻐했다. 대청에 오르자 친척들이 축하하여온 집안에 기쁨이 넘쳤고, 이들을 기리는 소리가 사방의 이웃으로 퍼졌다. 시집에 온 옥영은 소매를 걷고 머리를 빗어 올린 채 손수 물을 긷고 절구질을 했으며,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남편을 대할 때 효와 정성을 다하고, 윗사람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성의와 예의를 두루 갖췄다. 이웃 사람들이 이를 듣고는 모두 양홍의 처나 포선의 아내도 이보다 낫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최척은 결혼한 후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어 재산이 점차 넉넉히 불었으나, 다만 일찍이 자식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최척 부부는 후사를 염려하여 ㉠(매월 초하루)가 되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함께 만복사에 올라 부처께 기도를 올렸다. 다음 해 갑오년 ㉡(정월 초하루)에도 만복사에 올라 기도를 했는데, 이날 밤 장육금불이 옥영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나는 만복사의 부처로다. 너희 정성이 가상해 기이한 사내아이를 점지해 주니, 태어나면 반드시 특이한 징표가 있을 것이다.”옥영은 ㉢(그달)에 바로 잉태해 열 달 뒤 과연 아들을 낳았는데, 등에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붉은 점이 있었다. 그래서 최척은 아들 이름을 몽석(夢釋)이라고 지었다.최척은 피리를 잘 불었으며, ㉣(매양 꽃 피는 아침과 달 뜬 밤)이되면 아내 곁에서 피리를 불곤 했다. 일찍이 날씨가 맑은 ㉤(어느 봄날 밤)이었는데, 어둠이 깊어 갈 무렵 미풍이 잠깐 일며 밝은 달이 환하게 비췄으며, 바람에 날리던 꽃잎이 옷에 떨어져 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이에 최척은 옥영과 술을 따라 마신 후, 침상에 기대 피리를 부니 그 여음이 하늘거리며 퍼져 나갔다. 옥영이 한동안 침묵하다 말했다.“저는 평소 여인이 시 읊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데이처럼 맑은 정경을 대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옥영은 마침내 절구 한 수를 읊었다.왕자진이 피리를 부니 달도 내려와 들으려는데,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이 서늘하네.때마침 날아가는 푸른 난새를 함께 타고서도, 안개와 노을이 가득해 봉도 가는 길 찾을 수 없네.최척은 애초에 자기 아내가 이리 시를 잘 읊는 줄 모르고 있던터라 놀라 감탄하였다.[중략 줄거리] 전란으로 가족과 이별한 최척은 명나라 배를 타고 안남에 이르러 처량한 마음에 피리를 불었다.최척은 동방이 밝아 오자, 강둑을 내려가 일본인 배에 이르러조선말로 물었다.“어젯밤 시를 읊던 사람은 조선 사람 아닙니까? 나도 조선 사람이어서 한번 만나 보았으면 합니다. 멀리 다른 나라를떠도는 사람이 비슷하게 생긴 고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찌 그저 기쁘기만 한 일이겠습니까?” 옥영도 생각하기를 어젯밤 들은 피리 소리가 조선의 곡조인데다, 평소 익히 들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했다. 그래서 남편 생각에 감회가 일어 절로 시를 읊게 되었던 것이다. 옥영은 자기를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황망히 뛰쳐나와 최척을 보았다. 둘은 서로 마주하고 놀라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혀 마음을 안정할 수 없었으며,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양국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처럼 모여들어 구경했는데, 처음에는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로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들어 보지 못하였다.”최척은 옥영에게 그간의 소식을 물었다.“산속에서 붙들려 강가로 끌려갔다는데, 그때 아버지와 장모님은 어찌 되었소?”옥영이 말했다.“날이 어두워진 뒤 배에 오른 데다 정신이 없어 서로 잃어버렸으니, 제가 두 분의 안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두 사람이 손을 붙들고 통곡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슬퍼하며 눈물을 닦지 않는 이가 없었다.- 조위한, 최척전 -", "question":"다음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시를 삽입하여 인물 간의 갈등 양상이 구체화되는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인물의 행위가 연속적으로 나열된 장면을 통해 신분의 변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주변 인물이 알고 있는 사례를 근거로 주요 인물에 대해 상반된평가를 내리게 하고 있다.", "감각적인 배경 묘사를 통해 인물의 행동이 전개되는 상황의 낭만적 분위기를 부각하고 있다.", "인물 간 대화가 오가는 장면을 보여 주어 이전 사건에 따른 다른 인물들의 현재 행선지를 드러내고 있다." ], "answer":"감각적인 배경 묘사를 통해 인물의 행동이 전개되는 상황의 낭만적 분위기를 부각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3_19", "paragraph":"혼례를 마친 후 최척이 아내와 함께 장모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매 하인들이 기뻐했다. 대청에 오르자 친척들이 축하하여온 집안에 기쁨이 넘쳤고, 이들을 기리는 소리가 사방의 이웃으로 퍼졌다. 시집에 온 옥영은 소매를 걷고 머리를 빗어 올린 채 손수 물을 긷고 절구질을 했으며,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남편을 대할 때 효와 정성을 다하고, 윗사람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성의와 예의를 두루 갖췄다. 이웃 사람들이 이를 듣고는 모두 양홍의 처나 포선의 아내도 이보다 낫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최척은 결혼한 후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어 재산이 점차 넉넉히 불었으나, 다만 일찍이 자식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최척 부부는 후사를 염려하여 ㉠(매월 초하루)가 되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함께 만복사에 올라 부처께 기도를 올렸다. 다음 해 갑오년 ㉡(정월 초하루)에도 만복사에 올라 기도를 했는데, 이날 밤 장육금불이 옥영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나는 만복사의 부처로다. 너희 정성이 가상해 기이한 사내아이를 점지해 주니, 태어나면 반드시 특이한 징표가 있을 것이다.”옥영은 ㉢(그달)에 바로 잉태해 열 달 뒤 과연 아들을 낳았는데, 등에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붉은 점이 있었다. 그래서 최척은 아들 이름을 몽석(夢釋)이라고 지었다.최척은 피리를 잘 불었으며, ㉣(매양 꽃 피는 아침과 달 뜬 밤)이되면 아내 곁에서 피리를 불곤 했다. 일찍이 날씨가 맑은 ㉤(어느 봄날 밤)이었는데, 어둠이 깊어 갈 무렵 미풍이 잠깐 일며 밝은 달이 환하게 비췄으며, 바람에 날리던 꽃잎이 옷에 떨어져 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이에 최척은 옥영과 술을 따라 마신 후, 침상에 기대 피리를 부니 그 여음이 하늘거리며 퍼져 나갔다. 옥영이 한동안 침묵하다 말했다.“저는 평소 여인이 시 읊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데이처럼 맑은 정경을 대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옥영은 마침내 절구 한 수를 읊었다.왕자진이 피리를 부니 달도 내려와 들으려는데,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이 서늘하네.때마침 날아가는 푸른 난새를 함께 타고서도, 안개와 노을이 가득해 봉도 가는 길 찾을 수 없네.최척은 애초에 자기 아내가 이리 시를 잘 읊는 줄 모르고 있던터라 놀라 감탄하였다.[중략 줄거리] 전란으로 가족과 이별한 최척은 명나라 배를 타고 안남에 이르러 처량한 마음에 피리를 불었다.최척은 동방이 밝아 오자, 강둑을 내려가 일본인 배에 이르러조선말로 물었다.“어젯밤 시를 읊던 사람은 조선 사람 아닙니까? 나도 조선 사람이어서 한번 만나 보았으면 합니다. 멀리 다른 나라를떠도는 사람이 비슷하게 생긴 고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찌 그저 기쁘기만 한 일이겠습니까?” 옥영도 생각하기를 어젯밤 들은 피리 소리가 조선의 곡조인데다, 평소 익히 들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했다. 그래서 남편 생각에 감회가 일어 절로 시를 읊게 되었던 것이다. 옥영은 자기를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황망히 뛰쳐나와 최척을 보았다. 둘은 서로 마주하고 놀라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혀 마음을 안정할 수 없었으며,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양국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처럼 모여들어 구경했는데, 처음에는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로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들어 보지 못하였다.”최척은 옥영에게 그간의 소식을 물었다.“산속에서 붙들려 강가로 끌려갔다는데, 그때 아버지와 장모님은 어찌 되었소?”옥영이 말했다.“날이 어두워진 뒤 배에 오른 데다 정신이 없어 서로 잃어버렸으니, 제가 두 분의 안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두 사람이 손을 붙들고 통곡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슬퍼하며 눈물을 닦지 않는 이가 없었다.- 조위한, 최척전 -", "question":"다음 글의 인물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뱃사람들’은 최척과 옥영의 관계가 자신들이 생각하던 것과 달라 놀라워했다.", "‘최척’은 강둑을 내려가 자신을 ‘다른 나라를 떠도는 사람’이라말하며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드러냈다.", "‘최척’은 옥영의 시에 대한 재능을 결혼 전에 알고 있었지만, 옥영이 시를 읊기 전까지 이를 모른 척했다.", "‘옥영’은 가정의 구성원들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대했고, 옥영이 시집온 후 최척의 집안은 점차 부유해졌다.", "‘친척들’은 최척의 결혼을 경사로 받아들였고, ‘이웃 사람들’은 옥영의 행실을 칭찬했다." ], "answer":"‘최척’은 옥영의 시에 대한 재능을 결혼 전에 알고 있었지만, 옥영이 시를 읊기 전까지 이를 모른 척했다." }, { "id":"CSAT_korean_23_20", "paragraph":"혼례를 마친 후 최척이 아내와 함께 장모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매 하인들이 기뻐했다. 대청에 오르자 친척들이 축하하여온 집안에 기쁨이 넘쳤고, 이들을 기리는 소리가 사방의 이웃으로 퍼졌다. 시집에 온 옥영은 소매를 걷고 머리를 빗어 올린 채 손수 물을 긷고 절구질을 했으며,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남편을 대할 때 효와 정성을 다하고, 윗사람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성의와 예의를 두루 갖췄다. 이웃 사람들이 이를 듣고는 모두 양홍의 처나 포선의 아내도 이보다 낫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최척은 결혼한 후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어 재산이 점차 넉넉히 불었으나, 다만 일찍이 자식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최척 부부는 후사를 염려하여 ㉠(매월 초하루)가 되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함께 만복사에 올라 부처께 기도를 올렸다. 다음 해 갑오년 ㉡(정월 초하루)에도 만복사에 올라 기도를 했는데, 이날 밤 장육금불이 옥영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나는 만복사의 부처로다. 너희 정성이 가상해 기이한 사내아이를 점지해 주니, 태어나면 반드시 특이한 징표가 있을 것이다.”옥영은 ㉢(그달)에 바로 잉태해 열 달 뒤 과연 아들을 낳았는데, 등에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붉은 점이 있었다. 그래서 최척은 아들 이름을 몽석(夢釋)이라고 지었다.최척은 피리를 잘 불었으며, ㉣(매양 꽃 피는 아침과 달 뜬 밤)이되면 아내 곁에서 피리를 불곤 했다. 일찍이 날씨가 맑은 ㉤(어느 봄날 밤)이었는데, 어둠이 깊어 갈 무렵 미풍이 잠깐 일며 밝은 달이 환하게 비췄으며, 바람에 날리던 꽃잎이 옷에 떨어져 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이에 최척은 옥영과 술을 따라 마신 후, 침상에 기대 피리를 부니 그 여음이 하늘거리며 퍼져 나갔다. 옥영이 한동안 침묵하다 말했다.“저는 평소 여인이 시 읊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데이처럼 맑은 정경을 대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옥영은 마침내 절구 한 수를 읊었다.왕자진이 피리를 부니 달도 내려와 들으려는데,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이 서늘하네.때마침 날아가는 푸른 난새를 함께 타고서도, 안개와 노을이 가득해 봉도 가는 길 찾을 수 없네.최척은 애초에 자기 아내가 이리 시를 잘 읊는 줄 모르고 있던터라 놀라 감탄하였다.[중략 줄거리] 전란으로 가족과 이별한 최척은 명나라 배를 타고 안남에 이르러 처량한 마음에 피리를 불었다.최척은 동방이 밝아 오자, 강둑을 내려가 일본인 배에 이르러조선말로 물었다.“어젯밤 시를 읊던 사람은 조선 사람 아닙니까? 나도 조선 사람이어서 한번 만나 보았으면 합니다. 멀리 다른 나라를떠도는 사람이 비슷하게 생긴 고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찌 그저 기쁘기만 한 일이겠습니까?” 옥영도 생각하기를 어젯밤 들은 피리 소리가 조선의 곡조인데다, 평소 익히 들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했다. 그래서 남편 생각에 감회가 일어 절로 시를 읊게 되었던 것이다. 옥영은 자기를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황망히 뛰쳐나와 최척을 보았다. 둘은 서로 마주하고 놀라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혀 마음을 안정할 수 없었으며,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양국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처럼 모여들어 구경했는데, 처음에는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로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들어 보지 못하였다.”최척은 옥영에게 그간의 소식을 물었다.“산속에서 붙들려 강가로 끌려갔다는데, 그때 아버지와 장모님은 어찌 되었소?”옥영이 말했다.“날이 어두워진 뒤 배에 오른 데다 정신이 없어 서로 잃어버렸으니, 제가 두 분의 안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두 사람이 손을 붙들고 통곡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슬퍼하며 눈물을 닦지 않는 이가 없었다.- 조위한, 최척전 -", "question":"㉠~㉤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은 인물의 심리적 갈등이 발생하는, ㉢은 ㉠에서 발생한 갈등이 심화되는 시간의 표지이다.", "㉢과 ㉤은 모두 과거의 행위를 통해 인물의 성격이 변화됨을 드러내는 시간의 표지이다.", "㉣은 인물의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은 ㉣ 중 한 시점을 특정하는 시간의 표지이다.", "㉡은 ㉠에서부터 이어진 행위를 알려 주는, ㉤은 그 행위가 완결된 순간을 지시하는 시간의 표지이다.", "㉡과 ㉢은 인물의 소망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에 포함되는, ㉤은 인물의 소망이 좌절된 시간의 표지이다." ], "answer":"㉣은 인물의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은 ㉣ 중 한 시점을 특정하는 시간의 표지이다." }, { "id":"CSAT_korean_23_21", "paragraph":"혼례를 마친 후 최척이 아내와 함께 장모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매 하인들이 기뻐했다. 대청에 오르자 친척들이 축하하여온 집안에 기쁨이 넘쳤고, 이들을 기리는 소리가 사방의 이웃으로 퍼졌다. 시집에 온 옥영은 소매를 걷고 머리를 빗어 올린 채 손수 물을 긷고 절구질을 했으며,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남편을 대할 때 효와 정성을 다하고, 윗사람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성의와 예의를 두루 갖췄다. 이웃 사람들이 이를 듣고는 모두 양홍의 처나 포선의 아내도 이보다 낫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최척은 결혼한 후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어 재산이 점차 넉넉히 불었으나, 다만 일찍이 자식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최척 부부는 후사를 염려하여 ㉠(매월 초하루)가 되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함께 만복사에 올라 부처께 기도를 올렸다. 다음 해 갑오년 ㉡(정월 초하루)에도 만복사에 올라 기도를 했는데, 이날 밤 장육금불이 옥영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나는 만복사의 부처로다. 너희 정성이 가상해 기이한 사내아이를 점지해 주니, 태어나면 반드시 특이한 징표가 있을 것이다.”옥영은 ㉢(그달)에 바로 잉태해 열 달 뒤 과연 아들을 낳았는데, 등에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붉은 점이 있었다. 그래서 최척은 아들 이름을 몽석(夢釋)이라고 지었다.최척은 피리를 잘 불었으며, ㉣(매양 꽃 피는 아침과 달 뜬 밤)이되면 아내 곁에서 피리를 불곤 했다. 일찍이 날씨가 맑은 ㉤(어느 봄날 밤)이었는데, 어둠이 깊어 갈 무렵 미풍이 잠깐 일며 밝은 달이 환하게 비췄으며, 바람에 날리던 꽃잎이 옷에 떨어져 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이에 최척은 옥영과 술을 따라 마신 후, 침상에 기대 피리를 부니 그 여음이 하늘거리며 퍼져 나갔다. 옥영이 한동안 침묵하다 말했다.“저는 평소 여인이 시 읊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데이처럼 맑은 정경을 대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옥영은 마침내 절구 한 수를 읊었다.왕자진이 피리를 부니 달도 내려와 들으려는데,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이 서늘하네.때마침 날아가는 푸른 난새를 함께 타고서도, 안개와 노을이 가득해 봉도 가는 길 찾을 수 없네.최척은 애초에 자기 아내가 이리 시를 잘 읊는 줄 모르고 있던터라 놀라 감탄하였다.[중략 줄거리] 전란으로 가족과 이별한 최척은 명나라 배를 타고 안남에 이르러 처량한 마음에 피리를 불었다.최척은 동방이 밝아 오자, 강둑을 내려가 일본인 배에 이르러조선말로 물었다.“어젯밤 시를 읊던 사람은 조선 사람 아닙니까? 나도 조선 사람이어서 한번 만나 보았으면 합니다. 멀리 다른 나라를떠도는 사람이 비슷하게 생긴 고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찌 그저 기쁘기만 한 일이겠습니까?” 옥영도 생각하기를 어젯밤 들은 피리 소리가 조선의 곡조인데다, 평소 익히 들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했다. 그래서 남편 생각에 감회가 일어 절로 시를 읊게 되었던 것이다. 옥영은 자기를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황망히 뛰쳐나와 최척을 보았다. 둘은 서로 마주하고 놀라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혀 마음을 안정할 수 없었으며,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양국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처럼 모여들어 구경했는데, 처음에는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로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들어 보지 못하였다.”최척은 옥영에게 그간의 소식을 물었다.“산속에서 붙들려 강가로 끌려갔다는데, 그때 아버지와 장모님은 어찌 되었소?”옥영이 말했다.“날이 어두워진 뒤 배에 오른 데다 정신이 없어 서로 잃어버렸으니, 제가 두 분의 안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두 사람이 손을 붙들고 통곡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슬퍼하며 눈물을 닦지 않는 이가 없었다.- 조위한, 최척전 -", "question":"<보기>를 바탕으로 다음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것은?\n<보기>최척전 에는 하나의 문제 상황이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확인되는 서사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신이한 존재를 나타나게 하거나, 예언의 실현을 보여 주는 특이한 증거를 활용하거나,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는 소재를 제시하거나, 공간적 배경을 확장하여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등장시키는 등의 서사적 장치들이 확인된다. 이러한 서사 구조와 다양한 서사적 장치는 독자가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데 기여한다", "choices":[ "옥영의 꿈에 나타난 ‘만복사의 부처’는, 옥영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이한 존재로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군.", "몽석의 몸에 나타난 ‘붉은 점’은, ‘사내아이’의 출생과 관련한 예언이 실제로 이루어 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특이한 증거로 활용된다고 볼 수 있겠군.", "최척이 ‘일본인 배에 이르러 조선말로 물’어보는 것과 ‘고국 사람을 만나’려 하는 것은, 서사 전개 과정에서 공간적 배경을 조선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도 확장한 것과 관련이 있겠군.", "옥영이 들은 ‘피리 소리’는, 옥영이 최척을 떠올리게 하여 이별의 상황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 "최척과 옥영이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따른 기쁨과,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 확인에 따른 인물의 불안감과 관련이 있겠군." ], "answer":"최척과 옥영이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따른 기쁨과,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 확인에 따른 인물의 불안감과 관련이 있겠군." }, { "id":"CSAT_korean_23_22", "paragraph":"(가)[A](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므슴하료 <제1수>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제2수>)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사시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있으리 <제6수>- 이황, 도산십이곡 - \n(나)산가(山家) 풍수설에 동구 못이 좋다 할새십 년을 경영하여 한 땅을 얻으니형세는 좁고 굵은 암석은 많고 많다[B](옛 길을 새로 내고 작은 연못 파서 활수*를 끌어 들여 가는 것을 머물게 하니맑은 거울 티 없어 산 그림자 잠겨 있다)천고(千古)에 황무지를 아무도 모르더니 일조(一朝)에 진면목을 내 혼자 알았노라 처음의 이 내 뜻은 물 머물게 할 뿐이더니이제는 돌아보니 가지가지 다 좋구나 백석은 치치(齒齒)하여 은도로 새겨 있고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 첩첩한 산들은 좌우의 병풍이요 빽빽한 소나무는 전후의 울타리로다 구곡 상하대는 층층이 둘러 있고삼경(三逕) 송국죽(松菊竹)은 줄지어 벌여 있다 하물며 바위 벼랑 높은 위에 노송이 용이 되어 구부려 누웠거늘 운근(雲根)을 베어 내고 ㉠(작은 정자) 붙여 세워띠 풀로 지붕 이고 자르지 않으니 이것이 어떤 집인가남 양의 제갈려인가 무이의 와룡암인가* 다시금 살펴보니 필굉 위언의 그림의 것이로다 무릉도원을 예 듣고 못 봤더니이제야 알겠구나 이 진짜 거기로다- 김득연, 지수정가 -\n* 활수 : 흐르는 물.\n* 남양의 제갈려, 무이의 와룡암 : 옛 현인이 은거한 거처. \n(다)내 초로의 어느 가을날, 나는 겸재가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동해 승경을 화폭에 옮겼던 월송정, 망양정, 청간정, 성류굴을 일삼아 떠돌아다녔다. 망양정은 옛 기성면의 바닷가에서 지금의근남면 산포리로 옮겨 세운 지가 140여 년이 넘어, 기성면의 ㉡(옛 망양정) 자리는 도로 공사로 단애의 허리가 잘리워 나가, 바닷물은 단애 끝으로부터 멀찌감치 쫓겨났고 그 사이는 시멘트칠갑이 되어 있었다. 정자 터는 사방이 깎여져 나갔고 화폭 속의 소나무 숲도 베어져 버린 채, 그 언덕은 그저 무의미한 흙더미로 변해 있었다. 마을의 고로(古老)들도 그곳에 들어서 있던 정자를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들의 증조나 고조로부터 전해 오는 구전에 의해 그 흙더미가 망양정 옛터였음을 옮길 뿐이었다.겸재의 화폭을 마음속에 앞세우고 겸재 실경산수(實景山水)의 자리를 찾을 적에 그곳에 옛 정자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 버린그 허전한 사태는 그다지 허전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현실 속의 정자에 오르면 화폭 속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 육신의 눈을 앞세워 정자를 찾아오는 자에게는 풍경 전체 속에서 인간세의 위치와 규모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중략)[C](먼 산을 그릴 때 그는 그 산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그리는것이 아니라, 그 거리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를 그린다. 먼 것들은 원근상의 거리에 의해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에 의해 자리 잡는다. 겸재의 화폭 속에서 풍경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부여받지 않고 또 멀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대체로 그의 그림 속에서는 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정자, 집, 배, 나귀, 가마, 화분, 성곽 같은 것들이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고 있지만, 그 사실성은 원근에 의해 정립되는 사실성이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는 사실성이다.) - 김훈, 겸재의 빛 -", "question":"(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대상에 주목하여 대상과 관련된 가치를 추구하는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정적인 현실을 비판하며 좌절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부각하고있다.", "현실을 통찰하며 관용적 삶에 대한 지향을 보여 주고 있다.", "계절감을 활용하여 환경의 다양한 변화를 표현하고 있다.",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여 환상적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 "answer":"대상에 주목하여 대상과 관련된 가치를 추구하는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 { "id":"CSAT_korean_23_23", "paragraph":"(가)[A](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므슴하료 <제1수>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제2수>)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사시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있으리 <제6수>- 이황, 도산십이곡 - \n(나)산가(山家) 풍수설에 동구 못이 좋다 할새십 년을 경영하여 한 땅을 얻으니형세는 좁고 굵은 암석은 많고 많다[B](옛 길을 새로 내고 작은 연못 파서 활수*를 끌어 들여 가는 것을 머물게 하니맑은 거울 티 없어 산 그림자 잠겨 있다)천고(千古)에 황무지를 아무도 모르더니 일조(一朝)에 진면목을 내 혼자 알았노라 처음의 이 내 뜻은 물 머물게 할 뿐이더니이제는 돌아보니 가지가지 다 좋구나 백석은 치치(齒齒)하여 은도로 새겨 있고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 첩첩한 산들은 좌우의 병풍이요 빽빽한 소나무는 전후의 울타리로다 구곡 상하대는 층층이 둘러 있고삼경(三逕) 송국죽(松菊竹)은 줄지어 벌여 있다 하물며 바위 벼랑 높은 위에 노송이 용이 되어 구부려 누웠거늘 운근(雲根)을 베어 내고 ㉠(작은 정자) 붙여 세워띠 풀로 지붕 이고 자르지 않으니 이것이 어떤 집인가남 양의 제갈려인가 무이의 와룡암인가* 다시금 살펴보니 필굉 위언의 그림의 것이로다 무릉도원을 예 듣고 못 봤더니이제야 알겠구나 이 진짜 거기로다- 김득연, 지수정가 -\n* 활수 : 흐르는 물.\n* 남양의 제갈려, 무이의 와룡암 : 옛 현인이 은거한 거처. \n(다)내 초로의 어느 가을날, 나는 겸재가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동해 승경을 화폭에 옮겼던 월송정, 망양정, 청간정, 성류굴을 일삼아 떠돌아다녔다. 망양정은 옛 기성면의 바닷가에서 지금의근남면 산포리로 옮겨 세운 지가 140여 년이 넘어, 기성면의 ㉡(옛 망양정) 자리는 도로 공사로 단애의 허리가 잘리워 나가, 바닷물은 단애 끝으로부터 멀찌감치 쫓겨났고 그 사이는 시멘트칠갑이 되어 있었다. 정자 터는 사방이 깎여져 나갔고 화폭 속의 소나무 숲도 베어져 버린 채, 그 언덕은 그저 무의미한 흙더미로 변해 있었다. 마을의 고로(古老)들도 그곳에 들어서 있던 정자를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들의 증조나 고조로부터 전해 오는 구전에 의해 그 흙더미가 망양정 옛터였음을 옮길 뿐이었다.겸재의 화폭을 마음속에 앞세우고 겸재 실경산수(實景山水)의 자리를 찾을 적에 그곳에 옛 정자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 버린그 허전한 사태는 그다지 허전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현실 속의 정자에 오르면 화폭 속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 육신의 눈을 앞세워 정자를 찾아오는 자에게는 풍경 전체 속에서 인간세의 위치와 규모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중략)[C](먼 산을 그릴 때 그는 그 산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그리는것이 아니라, 그 거리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를 그린다. 먼 것들은 원근상의 거리에 의해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에 의해 자리 잡는다. 겸재의 화폭 속에서 풍경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부여받지 않고 또 멀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대체로 그의 그림 속에서는 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정자, 집, 배, 나귀, 가마, 화분, 성곽 같은 것들이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고 있지만, 그 사실성은 원근에 의해 정립되는 사실성이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는 사실성이다.) - 김훈, 겸재의 빛 -", "question":"[A], [B]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A]의 <제1수> 초장은 유사한 어휘의 반복을 통해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다.", "[A]의 <제2수> 초장은 <제1수> 종장의 시상을 이어받아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B]에서는 ‘산 그림자’가 담긴 ‘작은 연못’의 경관을 묘사하여 깨끗한 자연의 형상을 보여 주고 있다.", "[A]의 ‘집을 삼고’와 ‘벗을 삼아’는 화자와 대상의 가까운 관계를, [B]의 ‘끌어 들여’와 ‘머물게 하니’는 화자가 대상을 가까이 하려는 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A]의 ‘허물이나 없고자’는 미래에 대한 화자의 바람을, [B]의 ‘티 없어’는 대상을 관찰하기 전에 나타난 화자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 "answer":"[A]의 ‘허물이나 없고자’는 미래에 대한 화자의 바람을, [B]의 ‘티 없어’는 대상을 관찰하기 전에 나타난 화자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3_24", "paragraph":"(가)[A](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므슴하료 <제1수>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제2수>)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사시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있으리 <제6수>- 이황, 도산십이곡 - \n(나)산가(山家) 풍수설에 동구 못이 좋다 할새십 년을 경영하여 한 땅을 얻으니형세는 좁고 굵은 암석은 많고 많다[B](옛 길을 새로 내고 작은 연못 파서 활수*를 끌어 들여 가는 것을 머물게 하니맑은 거울 티 없어 산 그림자 잠겨 있다)천고(千古)에 황무지를 아무도 모르더니 일조(一朝)에 진면목을 내 혼자 알았노라 처음의 이 내 뜻은 물 머물게 할 뿐이더니이제는 돌아보니 가지가지 다 좋구나 백석은 치치(齒齒)하여 은도로 새겨 있고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 첩첩한 산들은 좌우의 병풍이요 빽빽한 소나무는 전후의 울타리로다 구곡 상하대는 층층이 둘러 있고삼경(三逕) 송국죽(松菊竹)은 줄지어 벌여 있다 하물며 바위 벼랑 높은 위에 노송이 용이 되어 구부려 누웠거늘 운근(雲根)을 베어 내고 ㉠(작은 정자) 붙여 세워띠 풀로 지붕 이고 자르지 않으니 이것이 어떤 집인가남 양의 제갈려인가 무이의 와룡암인가* 다시금 살펴보니 필굉 위언의 그림의 것이로다 무릉도원을 예 듣고 못 봤더니이제야 알겠구나 이 진짜 거기로다- 김득연, 지수정가 -\n* 활수 : 흐르는 물.\n* 남양의 제갈려, 무이의 와룡암 : 옛 현인이 은거한 거처. \n(다)내 초로의 어느 가을날, 나는 겸재가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동해 승경을 화폭에 옮겼던 월송정, 망양정, 청간정, 성류굴을 일삼아 떠돌아다녔다. 망양정은 옛 기성면의 바닷가에서 지금의근남면 산포리로 옮겨 세운 지가 140여 년이 넘어, 기성면의 ㉡(옛 망양정) 자리는 도로 공사로 단애의 허리가 잘리워 나가, 바닷물은 단애 끝으로부터 멀찌감치 쫓겨났고 그 사이는 시멘트칠갑이 되어 있었다. 정자 터는 사방이 깎여져 나갔고 화폭 속의 소나무 숲도 베어져 버린 채, 그 언덕은 그저 무의미한 흙더미로 변해 있었다. 마을의 고로(古老)들도 그곳에 들어서 있던 정자를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들의 증조나 고조로부터 전해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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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르지 못한 것에 대한 화자의 아쉬움이, (나)의 ‘무릉도원’은 현실적 공간을 이상적 공간으로 바라보는 화자의 인식이 나타난 말이겠군.", "(가)의 ‘사람과 한가지라’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이 지향하는 이치가 다르지 않음을 확인한 화자의 인식이, (나)의 ‘가지가지다 좋구나’는 자연의 가치를 확인한 화자의 심정이 나타난 말이겠군.", "(가)의 ‘춘풍에 화만산하고 추야에 월만대라’는 계절의 양상을 통해 조화로운 자연을, (나)의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은 화자가 발견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 말이겠군." ], "answer":"(가)의 ‘천석고황’은 이상적 공간에 다다르지 못한 것에 대한 화자의 아쉬움이, (나)의 ‘무릉도원’은 현실적 공간을 이상적 공간으로 바라보는 화자의 인식이 나타난 말이겠군." }, { "id":"CSAT_korean_23_25", "paragraph":"(가)[A](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므슴하료 <제1수>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제2수>)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사시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있으리 <제6수>- 이황, 도산십이곡 - \n(나)산가(山家) 풍수설에 동구 못이 좋다 할새십 년을 경영하여 한 땅을 얻으니형세는 좁고 굵은 암석은 많고 많다[B](옛 길을 새로 내고 작은 연못 파서 활수*를 끌어 들여 가는 것을 머물게 하니맑은 거울 티 없어 산 그림자 잠겨 있다)천고(千古)에 황무지를 아무도 모르더니 일조(一朝)에 진면목을 내 혼자 알았노라 처음의 이 내 뜻은 물 머물게 할 뿐이더니이제는 돌아보니 가지가지 다 좋구나 백석은 치치(齒齒)하여 은도로 새겨 있고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 첩첩한 산들은 좌우의 병풍이요 빽빽한 소나무는 전후의 울타리로다 구곡 상하대는 층층이 둘러 있고삼경(三逕) 송국죽(松菊竹)은 줄지어 벌여 있다 하물며 바위 벼랑 높은 위에 노송이 용이 되어 구부려 누웠거늘 운근(雲根)을 베어 내고 ㉠(작은 정자) 붙여 세워띠 풀로 지붕 이고 자르지 않으니 이것이 어떤 집인가남 양의 제갈려인가 무이의 와룡암인가* 다시금 살펴보니 필굉 위언의 그림의 것이로다 무릉도원을 예 듣고 못 봤더니이제야 알겠구나 이 진짜 거기로다- 김득연, 지수정가 -\n* 활수 : 흐르는 물.\n* 남양의 제갈려, 무이의 와룡암 : 옛 현인이 은거한 거처. \n(다)내 초로의 어느 가을날, 나는 겸재가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동해 승경을 화폭에 옮겼던 월송정, 망양정, 청간정, 성류굴을 일삼아 떠돌아다녔다. 망양정은 옛 기성면의 바닷가에서 지금의근남면 산포리로 옮겨 세운 지가 140여 년이 넘어, 기성면의 ㉡(옛 망양정) 자리는 도로 공사로 단애의 허리가 잘리워 나가, 바닷물은 단애 끝으로부터 멀찌감치 쫓겨났고 그 사이는 시멘트칠갑이 되어 있었다. 정자 터는 사방이 깎여져 나갔고 화폭 속의 소나무 숲도 베어져 버린 채, 그 언덕은 그저 무의미한 흙더미로 변해 있었다. 마을의 고로(古老)들도 그곳에 들어서 있던 정자를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들의 증조나 고조로부터 전해 오는 구전에 의해 그 흙더미가 망양정 옛터였음을 옮길 뿐이었다.겸재의 화폭을 마음속에 앞세우고 겸재 실경산수(實景山水)의 자리를 찾을 적에 그곳에 옛 정자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 버린그 허전한 사태는 그다지 허전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현실 속의 정자에 오르면 화폭 속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 육신의 눈을 앞세워 정자를 찾아오는 자에게는 풍경 전체 속에서 인간세의 위치와 규모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중략)[C](먼 산을 그릴 때 그는 그 산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그리는것이 아니라, 그 거리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를 그린다. 먼 것들은 원근상의 거리에 의해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에 의해 자리 잡는다. 겸재의 화폭 속에서 풍경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부여받지 않고 또 멀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대체로 그의 그림 속에서는 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정자, 집, 배, 나귀, 가마, 화분, 성곽 같은 것들이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고 있지만, 그 사실성은 원근에 의해 정립되는 사실성이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는 사실성이다.) - 김훈, 겸재의 빛 -", "question":"㉠과 ㉡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은 화자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인공물이고, ㉡은 글쓴이가 의도하지 않게 찾아낸 장소이다", "㉠은 현실에서 명예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은 현실에서 편의를 실현한 결과를 보여 준다", "㉠은 화자에게 만족하며 머무르는 삶에 대해, ㉡은 글쓴이에게 허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은 화자에게 일상적인 유용성을 상실한 공간이고, ㉡은 글쓴이에게 본래적인 유용성을 상실한 공간이다.", "㉠은 화자에게 자신의 삶을 가다듬는 역할을 수행하고, ㉡은 글쓴이에게 자신의 삶을 비판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 "answer":"㉠은 화자에게 만족하며 머무르는 삶에 대해, ㉡은 글쓴이에게 허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 "id":"CSAT_korean_23_26", "paragraph":"(가)[A](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므슴하료 <제1수>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 가네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제2수>)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사시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있으리 <제6수>- 이황, 도산십이곡 - \n(나)산가(山家) 풍수설에 동구 못이 좋다 할새십 년을 경영하여 한 땅을 얻으니형세는 좁고 굵은 암석은 많고 많다[B](옛 길을 새로 내고 작은 연못 파서 활수*를 끌어 들여 가는 것을 머물게 하니맑은 거울 티 없어 산 그림자 잠겨 있다)천고(千古)에 황무지를 아무도 모르더니 일조(一朝)에 진면목을 내 혼자 알았노라 처음의 이 내 뜻은 물 머물게 할 뿐이더니이제는 돌아보니 가지가지 다 좋구나 백석은 치치(齒齒)하여 은도로 새겨 있고 벽류는 콸콸 흘러 옥 술잔을 때리는 듯 첩첩한 산들은 좌우의 병풍이요 빽빽한 소나무는 전후의 울타리로다 구곡 상하대는 층층이 둘러 있고삼경(三逕) 송국죽(松菊竹)은 줄지어 벌여 있다 하물며 바위 벼랑 높은 위에 노송이 용이 되어 구부려 누웠거늘 운근(雲根)을 베어 내고 ㉠(작은 정자) 붙여 세워띠 풀로 지붕 이고 자르지 않으니 이것이 어떤 집인가남 양의 제갈려인가 무이의 와룡암인가* 다시금 살펴보니 필굉 위언의 그림의 것이로다 무릉도원을 예 듣고 못 봤더니이제야 알겠구나 이 진짜 거기로다- 김득연, 지수정가 -\n* 활수 : 흐르는 물.\n* 남양의 제갈려, 무이의 와룡암 : 옛 현인이 은거한 거처. \n(다)내 초로의 어느 가을날, 나는 겸재가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동해 승경을 화폭에 옮겼던 월송정, 망양정, 청간정, 성류굴을 일삼아 떠돌아다녔다. 망양정은 옛 기성면의 바닷가에서 지금의근남면 산포리로 옮겨 세운 지가 140여 년이 넘어, 기성면의 ㉡(옛 망양정) 자리는 도로 공사로 단애의 허리가 잘리워 나가, 바닷물은 단애 끝으로부터 멀찌감치 쫓겨났고 그 사이는 시멘트칠갑이 되어 있었다. 정자 터는 사방이 깎여져 나갔고 화폭 속의 소나무 숲도 베어져 버린 채, 그 언덕은 그저 무의미한 흙더미로 변해 있었다. 마을의 고로(古老)들도 그곳에 들어서 있던 정자를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들의 증조나 고조로부터 전해 오는 구전에 의해 그 흙더미가 망양정 옛터였음을 옮길 뿐이었다.겸재의 화폭을 마음속에 앞세우고 겸재 실경산수(實景山水)의 자리를 찾을 적에 그곳에 옛 정자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 버린그 허전한 사태는 그다지 허전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현실 속의 정자에 오르면 화폭 속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 육신의 눈을 앞세워 정자를 찾아오는 자에게는 풍경 전체 속에서 인간세의 위치와 규모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의 정자는 보이지 않는다.(중략)[C](먼 산을 그릴 때 그는 그 산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그리는것이 아니라, 그 거리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를 그린다. 먼 것들은 원근상의 거리에 의해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에 의해 자리 잡는다. 겸재의 화폭 속에서 풍경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부여받지 않고 또 멀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대체로 그의 그림 속에서는 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정자, 집, 배, 나귀, 가마, 화분, 성곽 같은 것들이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고 있지만, 그 사실성은 원근에 의해 정립되는 사실성이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는 사실성이다.) - 김훈, 겸재의 빛 -", "question":"<보기>를 바탕으로 [C]를 읽은 독자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보기>겸재는 산을 그리면서도 뺄 건 빼고 과장할 것은 과장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자리를 옮겨 가면서까지 자신이 생각하는 구도로 풍경을 재구성하였다. 한 폭의 그림 속에서 물과 바다, 하늘과 땅, 그리고 정자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대상이 화가의 시선에 의해 재구성되어 회화의 구도상 의미를 지닌 자리에 놓일 때야말로 진정한 그림의 요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겸재의 그림은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choices":[ "‘먼 산을 그릴 때’ 그 거리에 집착하지 않는 까닭은,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겠군.", "‘그 거리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를 그린다’는 뜻은, 화가가자신의 시선으로 풍경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겠군.",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성을 부여받지 않’는 까닭은, 대상을표현할 때 뺄 건 빼고 과장할 것은 과장할 수 있다는 화가의 생각 때문이겠군.", "‘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을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도록 그린다는 뜻은, 대상을 회화의 구도상 의미를 지닌 자리로 옮겨 풍경의 원근감을 보이는 그대로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이겠군.", "‘세계를 관찰하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사실성이 ‘정립’되는 까닭은, 화가의 의도에 따라 풍경을 재구성하는 창작 작업을 통해 그림의 요체가 드러나기 때문이겠군." ], "answer":"‘인간과 인간에 직접 관련된 것들’을 ‘비교적 명료한 사실성을 띠’도록 그린다는 뜻은, 대상을 회화의 구도상 의미를 지닌 자리로 옮겨 풍경의 원근감을 보이는 그대로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이겠군." }, { "id":"CSAT_korean_23_27", "paragraph":"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A](그 모양을 이만큼에 서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면, 리어카마다 켜져 있는 카바이드 불빛이, 마치 난간에 무슨 꽃 등불을 달아 놓은 것처럼 요요하였다.) 돈이 없어도 염려가 안 되는 곳.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알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곧 알게 되었다. [B](벽오동집 아주머니. 오동나무 아주머니.) 그렇게 어머니를 불렀다. 어느새 나무는 그렇게도 하늘 높이 자라서 저기만큼 걸린 매곡교 다릿목에서도 그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올려다볼 만큼 되었던 것이다. [C](거기다가, 우리 집에서 날아간 오동나무 씨앗이 앞뒷집에 떨어져 싹이 나고, 어느 해 바람에 불려 갔는지 그보다 더 먼 건넛집에도, 심지 않은 오동나무가 저절로 자라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우리 동네를 벽오동촌이라고 별명 지었다. 그것은 어쩌면 이 가난한 동네의 한 호사였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혼인하시고, 작천의 친정 어머니를 남겨 두신 채, 신행 후에 전주로 돌아와 맨 처음 터를 잡은 곳이 바로 이 천변이었다. [D](동네 뒤쪽으로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 쪽으로는 흰모래 둥근 자갈밭을 데불은 시냇물이 흐르며 거기다 시장까지 가까운 이곳은, 삼십 년 전 그때만 하여도, 부성 밖의 한적하고 빈한한 동네였을 것이다.) 물론 우리도 중간에 집을 고치고, 이어 내고, 울타리를 바꾸었으나, 그저 움막처럼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얽은 뒤, 풍우나 피하자는 시늉으로 지은 집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 울타리 안에서 해마다 더욱더 무성하게 자라는 오동나무는 유월이면, 아련한 유백색의 비단 무늬 같은 꽃을 피웠다. 그윽한 꽃이었다. 그 나무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았다. 나를 낳으시던 해, 지팡이만 한 나무를 구해다가 앞마당에 심으시며 “기념.” 이라고 웃으셨다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게 자랄까 싶었단다. 그러던 게 이듬해는 키를 넘드라.” 해마다 이른 봄이면, 어린아이 손바닥만 하던 잎사귀가 어느 결에 손수건만 해지고, 그러다가 초여름에는 부채처럼 나부낀다. 그리고 가을에는 종이 우산만큼이나 넓어지는 것 같았다. 하늘을 덮는 잎사귀, 그 무성한 잎사귀들……. 그 잎사귀 서걱거리는 소리가 골목 어귀 천변에까지 들리는 성싶었다. 어머니는 물끄러미 냇물만 바라보고 계시더니, 문득 고개를 돌려, “영익이 언제 다녀갔지?” 하고 물으셨다. [E](“사흘 됐나? 그저께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의 고개는 무거워 보였다.) “참, 어머니 지금 저기, 불빛 뵈는 저 산마루에 절, 저기가 영익이 있는 데예요?” 나는 동편 산마루의 깜박이는 불빛을 가리키며 무심한 듯 물었다. “아니다. 그건 승암사라구 중바위산 아니냐. 그 애 공부하는 덴 이 오른쪽이지…… 기린봉 중턱에 있는 절이야. 여기서는 잘 뵈지도 않는구나.” 그러면서 어머니는 눈을 들어, 어두운 밤하늘에 뚜렷한 금을 긋고 있는 산줄기를 바라보셨다. 산은 검고 깊었다. 동생 영익이는 벌써 이 년째 그 산속의 절에서 사법 고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말이 없고 우울한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저께 집에 내려와, 이사 날짜가 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내가…….” 하고 무슨 말을 이으려다 말고 그냥 산으로 올라갔었다. 그때 영익이의 말끝에 맺힌 숨소리는 ‘흡’ 하고 내 가슴에 얹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이사하기로 된 집의 구조는 지극히 천박하였다. 우선 대문이 번화한 도로변으로 나 있는 데다가 오래되고 낡아서 녹이 슨 철제였다. 그것은 잘 닫히지도 않아 비긋하니 틀어진 채 열려 있었다. 그리고 마당은 거의 없다는 편이 옳았다. 그나마 손바닥만 한 것을 시멘트로 빈틈없이 발라 놓았고, 방들은 오밀조밀 붙어 있어 개수만 여럿일 뿐, 좁고 어두웠다. 그중에 한 방은 아예 전혀 채광 통풍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원래는 창문이었는데, 아마 바로 옆에 가게를 이어 내느라고 막아 버린 모양이었다. 그 가게란 양품점으로, 레이스가 많이 달린 네글리제와 여자용 속옷, 스타킹 따위를 고무 인형에 입혀 세워 놓은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가게를 중심으로 앞뒤에 같은 양품점들이 늘어 서 있고 그 옆에는 양장점, 제과소, 음식점, 식료품 잡화상들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규칙한 마찰음, 무엇이 부딪쳐 떨어 지는 소리, 어느 악기점에선가 쿵, 쿵, 울려 오는 스피커 소리…… 끼익, 하며 숨넘어가는 자동차 소리. 한마디로 그 집은, 아스팔트의 바둑판, 환락과 유행과 흥정의 경박한 거리에 금방이라도 쓸려 버릴 것처럼 위태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제 이사 올 집이라고, 그 집 문간에 웅숭 그리고 서서 철제 대문 사이로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우리들은 어쩐지 잘못 날아든 참새들 같기만 하였다. - 최명희, 쓰러지는 빛 -", "question":"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영익’은 가족의 상황을 알고서도 제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는다.", "‘어머니’는 아들이 출가하여 소식이 끊긴 뒤 그의 근황을 궁금 해 한다.", "‘나’는 동생의 말을 듣고서 그가 현재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알게 된다.", "‘시장 안의 가게들’은 밤늦게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드는 곳이다.", "‘천변’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할 때부터 사람들이 북적였던 번화한 동네이다." ], "answer":"‘영익’은 가족의 상황을 알고서도 제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는다." }, { "id":"CSAT_korean_23_28", "paragraph":"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A](그 모양을 이만큼에 서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면, 리어카마다 켜져 있는 카바이드 불빛이, 마치 난간에 무슨 꽃 등불을 달아 놓은 것처럼 요요하였다.) 돈이 없어도 염려가 안 되는 곳.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알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곧 알게 되었다. [B](벽오동집 아주머니. 오동나무 아주머니.) 그렇게 어머니를 불렀다. 어느새 나무는 그렇게도 하늘 높이 자라서 저기만큼 걸린 매곡교 다릿목에서도 그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올려다볼 만큼 되었던 것이다. [C](거기다가, 우리 집에서 날아간 오동나무 씨앗이 앞뒷집에 떨어져 싹이 나고, 어느 해 바람에 불려 갔는지 그보다 더 먼 건넛집에도, 심지 않은 오동나무가 저절로 자라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우리 동네를 벽오동촌이라고 별명 지었다. 그것은 어쩌면 이 가난한 동네의 한 호사였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혼인하시고, 작천의 친정 어머니를 남겨 두신 채, 신행 후에 전주로 돌아와 맨 처음 터를 잡은 곳이 바로 이 천변이었다. [D](동네 뒤쪽으로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 쪽으로는 흰모래 둥근 자갈밭을 데불은 시냇물이 흐르며 거기다 시장까지 가까운 이곳은, 삼십 년 전 그때만 하여도, 부성 밖의 한적하고 빈한한 동네였을 것이다.) 물론 우리도 중간에 집을 고치고, 이어 내고, 울타리를 바꾸었으나, 그저 움막처럼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얽은 뒤, 풍우나 피하자는 시늉으로 지은 집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 울타리 안에서 해마다 더욱더 무성하게 자라는 오동나무는 유월이면, 아련한 유백색의 비단 무늬 같은 꽃을 피웠다. 그윽한 꽃이었다. 그 나무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았다. 나를 낳으시던 해, 지팡이만 한 나무를 구해다가 앞마당에 심으시며 “기념.” 이라고 웃으셨다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게 자랄까 싶었단다. 그러던 게 이듬해는 키를 넘드라.” 해마다 이른 봄이면, 어린아이 손바닥만 하던 잎사귀가 어느 결에 손수건만 해지고, 그러다가 초여름에는 부채처럼 나부낀다. 그리고 가을에는 종이 우산만큼이나 넓어지는 것 같았다. 하늘을 덮는 잎사귀, 그 무성한 잎사귀들……. 그 잎사귀 서걱거리는 소리가 골목 어귀 천변에까지 들리는 성싶었다. 어머니는 물끄러미 냇물만 바라보고 계시더니, 문득 고개를 돌려, “영익이 언제 다녀갔지?” 하고 물으셨다. [E](“사흘 됐나? 그저께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의 고개는 무거워 보였다.) “참, 어머니 지금 저기, 불빛 뵈는 저 산마루에 절, 저기가 영익이 있는 데예요?” 나는 동편 산마루의 깜박이는 불빛을 가리키며 무심한 듯 물었다. “아니다. 그건 승암사라구 중바위산 아니냐. 그 애 공부하는 덴 이 오른쪽이지…… 기린봉 중턱에 있는 절이야. 여기서는 잘 뵈지도 않는구나.” 그러면서 어머니는 눈을 들어, 어두운 밤하늘에 뚜렷한 금을 긋고 있는 산줄기를 바라보셨다. 산은 검고 깊었다. 동생 영익이는 벌써 이 년째 그 산속의 절에서 사법 고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말이 없고 우울한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저께 집에 내려와, 이사 날짜가 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내가…….” 하고 무슨 말을 이으려다 말고 그냥 산으로 올라갔었다. 그때 영익이의 말끝에 맺힌 숨소리는 ‘흡’ 하고 내 가슴에 얹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이사하기로 된 집의 구조는 지극히 천박하였다. 우선 대문이 번화한 도로변으로 나 있는 데다가 오래되고 낡아서 녹이 슨 철제였다. 그것은 잘 닫히지도 않아 비긋하니 틀어진 채 열려 있었다. 그리고 마당은 거의 없다는 편이 옳았다. 그나마 손바닥만 한 것을 시멘트로 빈틈없이 발라 놓았고, 방들은 오밀조밀 붙어 있어 개수만 여럿일 뿐, 좁고 어두웠다. 그중에 한 방은 아예 전혀 채광 통풍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원래는 창문이었는데, 아마 바로 옆에 가게를 이어 내느라고 막아 버린 모양이었다. 그 가게란 양품점으로, 레이스가 많이 달린 네글리제와 여자용 속옷, 스타킹 따위를 고무 인형에 입혀 세워 놓은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가게를 중심으로 앞뒤에 같은 양품점들이 늘어 서 있고 그 옆에는 양장점, 제과소, 음식점, 식료품 잡화상들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규칙한 마찰음, 무엇이 부딪쳐 떨어 지는 소리, 어느 악기점에선가 쿵, 쿵, 울려 오는 스피커 소리…… 끼익, 하며 숨넘어가는 자동차 소리. 한마디로 그 집은, 아스팔트의 바둑판, 환락과 유행과 흥정의 경박한 거리에 금방이라도 쓸려 버릴 것처럼 위태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제 이사 올 집이라고, 그 집 문간에 웅숭 그리고 서서 철제 대문 사이로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우리들은 어쩐지 잘못 날아든 참새들 같기만 하였다. - 최명희, 쓰러지는 빛 -", "question":"[A]~[E]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A] : ‘이만큼에 서서’와 ‘바라보면’을 보면, 서술자가 대상을 지각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서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 : 호명하는 말을 각각 하나의 문단에 서술하여, 그 호칭이 두드러져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C] :‘나’와 ‘우리’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서술자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를 서술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 "[D] :‘동네였을 것이다’를 보면, 서술자가 과거 상황에 대해 확정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추측의 의미를 담아 서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 : 누가 한 말인지 명시하지 않은 것을 보면, 대화 상황에서 말하는 이와 서술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answer":"[E] : 누가 한 말인지 명시하지 않은 것을 보면, 대화 상황에서 말하는 이와 서술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 "id":"CSAT_korean_23_29", "paragraph":"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A](그 모양을 이만큼에 서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면, 리어카마다 켜져 있는 카바이드 불빛이, 마치 난간에 무슨 꽃 등불을 달아 놓은 것처럼 요요하였다.) 돈이 없어도 염려가 안 되는 곳.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알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곧 알게 되었다. [B](벽오동집 아주머니. 오동나무 아주머니.) 그렇게 어머니를 불렀다. 어느새 나무는 그렇게도 하늘 높이 자라서 저기만큼 걸린 매곡교 다릿목에서도 그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올려다볼 만큼 되었던 것이다. [C](거기다가, 우리 집에서 날아간 오동나무 씨앗이 앞뒷집에 떨어져 싹이 나고, 어느 해 바람에 불려 갔는지 그보다 더 먼 건넛집에도, 심지 않은 오동나무가 저절로 자라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우리 동네를 벽오동촌이라고 별명 지었다. 그것은 어쩌면 이 가난한 동네의 한 호사였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혼인하시고, 작천의 친정 어머니를 남겨 두신 채, 신행 후에 전주로 돌아와 맨 처음 터를 잡은 곳이 바로 이 천변이었다. [D](동네 뒤쪽으로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 쪽으로는 흰모래 둥근 자갈밭을 데불은 시냇물이 흐르며 거기다 시장까지 가까운 이곳은, 삼십 년 전 그때만 하여도, 부성 밖의 한적하고 빈한한 동네였을 것이다.) 물론 우리도 중간에 집을 고치고, 이어 내고, 울타리를 바꾸었으나, 그저 움막처럼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얽은 뒤, 풍우나 피하자는 시늉으로 지은 집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 울타리 안에서 해마다 더욱더 무성하게 자라는 오동나무는 유월이면, 아련한 유백색의 비단 무늬 같은 꽃을 피웠다. 그윽한 꽃이었다. 그 나무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았다. 나를 낳으시던 해, 지팡이만 한 나무를 구해다가 앞마당에 심으시며 “기념.” 이라고 웃으셨다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게 자랄까 싶었단다. 그러던 게 이듬해는 키를 넘드라.” 해마다 이른 봄이면, 어린아이 손바닥만 하던 잎사귀가 어느 결에 손수건만 해지고, 그러다가 초여름에는 부채처럼 나부낀다. 그리고 가을에는 종이 우산만큼이나 넓어지는 것 같았다. 하늘을 덮는 잎사귀, 그 무성한 잎사귀들……. 그 잎사귀 서걱거리는 소리가 골목 어귀 천변에까지 들리는 성싶었다. 어머니는 물끄러미 냇물만 바라보고 계시더니, 문득 고개를 돌려, “영익이 언제 다녀갔지?” 하고 물으셨다. [E](“사흘 됐나? 그저께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의 고개는 무거워 보였다.) “참, 어머니 지금 저기, 불빛 뵈는 저 산마루에 절, 저기가 영익이 있는 데예요?” 나는 동편 산마루의 깜박이는 불빛을 가리키며 무심한 듯 물었다. “아니다. 그건 승암사라구 중바위산 아니냐. 그 애 공부하는 덴 이 오른쪽이지…… 기린봉 중턱에 있는 절이야. 여기서는 잘 뵈지도 않는구나.” 그러면서 어머니는 눈을 들어, 어두운 밤하늘에 뚜렷한 금을 긋고 있는 산줄기를 바라보셨다. 산은 검고 깊었다. 동생 영익이는 벌써 이 년째 그 산속의 절에서 사법 고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말이 없고 우울한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저께 집에 내려와, 이사 날짜가 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내가…….” 하고 무슨 말을 이으려다 말고 그냥 산으로 올라갔었다. 그때 영익이의 말끝에 맺힌 숨소리는 ‘흡’ 하고 내 가슴에 얹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이사하기로 된 집의 구조는 지극히 천박하였다. 우선 대문이 번화한 도로변으로 나 있는 데다가 오래되고 낡아서 녹이 슨 철제였다. 그것은 잘 닫히지도 않아 비긋하니 틀어진 채 열려 있었다. 그리고 마당은 거의 없다는 편이 옳았다. 그나마 손바닥만 한 것을 시멘트로 빈틈없이 발라 놓았고, 방들은 오밀조밀 붙어 있어 개수만 여럿일 뿐, 좁고 어두웠다. 그중에 한 방은 아예 전혀 채광 통풍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원래는 창문이었는데, 아마 바로 옆에 가게를 이어 내느라고 막아 버린 모양이었다. 그 가게란 양품점으로, 레이스가 많이 달린 네글리제와 여자용 속옷, 스타킹 따위를 고무 인형에 입혀 세워 놓은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가게를 중심으로 앞뒤에 같은 양품점들이 늘어 서 있고 그 옆에는 양장점, 제과소, 음식점, 식료품 잡화상들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규칙한 마찰음, 무엇이 부딪쳐 떨어 지는 소리, 어느 악기점에선가 쿵, 쿵, 울려 오는 스피커 소리…… 끼익, 하며 숨넘어가는 자동차 소리. 한마디로 그 집은, 아스팔트의 바둑판, 환락과 유행과 흥정의 경박한 거리에 금방이라도 쓸려 버릴 것처럼 위태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제 이사 올 집이라고, 그 집 문간에 웅숭 그리고 서서 철제 대문 사이로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우리들은 어쩐지 잘못 날아든 참새들 같기만 하였다. - 최명희, 쓰러지는 빛 -", "question":"다음 글의 ‘오동나무’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나’가 계절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되는 경험적 대상이다.", "가난한 마을이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호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경제적 기반이다.", "‘어머니’가 결혼 후에 심고 정성을 다해 키워 내어 무성해진 애착의 결실이다.", "동네 사람들이 마을의 특징에 부합한 별명을 자기 마을에 붙일 때 적용한 단서이다.", "‘아버지’가 자식을 얻은 기쁨을 이웃과 나눌 생각에 마을 곳곳에 심은 상징적 기념물이다." ], "answer":"‘나’가 계절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되는 경험적 대상이다." }, { "id":"CSAT_korean_23_30", "paragraph":"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A](그 모양을 이만큼에 서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면, 리어카마다 켜져 있는 카바이드 불빛이, 마치 난간에 무슨 꽃 등불을 달아 놓은 것처럼 요요하였다.) 돈이 없어도 염려가 안 되는 곳.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알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곧 알게 되었다. [B](벽오동집 아주머니. 오동나무 아주머니.) 그렇게 어머니를 불렀다. 어느새 나무는 그렇게도 하늘 높이 자라서 저기만큼 걸린 매곡교 다릿목에서도 그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올려다볼 만큼 되었던 것이다. [C](거기다가, 우리 집에서 날아간 오동나무 씨앗이 앞뒷집에 떨어져 싹이 나고, 어느 해 바람에 불려 갔는지 그보다 더 먼 건넛집에도, 심지 않은 오동나무가 저절로 자라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우리 동네를 벽오동촌이라고 별명 지었다. 그것은 어쩌면 이 가난한 동네의 한 호사였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혼인하시고, 작천의 친정 어머니를 남겨 두신 채, 신행 후에 전주로 돌아와 맨 처음 터를 잡은 곳이 바로 이 천변이었다. [D](동네 뒤쪽으로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 쪽으로는 흰모래 둥근 자갈밭을 데불은 시냇물이 흐르며 거기다 시장까지 가까운 이곳은, 삼십 년 전 그때만 하여도, 부성 밖의 한적하고 빈한한 동네였을 것이다.) 물론 우리도 중간에 집을 고치고, 이어 내고, 울타리를 바꾸었으나, 그저 움막처럼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얽은 뒤, 풍우나 피하자는 시늉으로 지은 집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 울타리 안에서 해마다 더욱더 무성하게 자라는 오동나무는 유월이면, 아련한 유백색의 비단 무늬 같은 꽃을 피웠다. 그윽한 꽃이었다. 그 나무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았다. 나를 낳으시던 해, 지팡이만 한 나무를 구해다가 앞마당에 심으시며 “기념.” 이라고 웃으셨다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게 자랄까 싶었단다. 그러던 게 이듬해는 키를 넘드라.” 해마다 이른 봄이면, 어린아이 손바닥만 하던 잎사귀가 어느 결에 손수건만 해지고, 그러다가 초여름에는 부채처럼 나부낀다. 그리고 가을에는 종이 우산만큼이나 넓어지는 것 같았다. 하늘을 덮는 잎사귀, 그 무성한 잎사귀들……. 그 잎사귀 서걱거리는 소리가 골목 어귀 천변에까지 들리는 성싶었다. 어머니는 물끄러미 냇물만 바라보고 계시더니, 문득 고개를 돌려, “영익이 언제 다녀갔지?” 하고 물으셨다. [E](“사흘 됐나? 그저께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의 고개는 무거워 보였다.) “참, 어머니 지금 저기, 불빛 뵈는 저 산마루에 절, 저기가 영익이 있는 데예요?” 나는 동편 산마루의 깜박이는 불빛을 가리키며 무심한 듯 물었다. “아니다. 그건 승암사라구 중바위산 아니냐. 그 애 공부하는 덴 이 오른쪽이지…… 기린봉 중턱에 있는 절이야. 여기서는 잘 뵈지도 않는구나.” 그러면서 어머니는 눈을 들어, 어두운 밤하늘에 뚜렷한 금을 긋고 있는 산줄기를 바라보셨다. 산은 검고 깊었다. 동생 영익이는 벌써 이 년째 그 산속의 절에서 사법 고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말이 없고 우울한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저께 집에 내려와, 이사 날짜가 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내가…….” 하고 무슨 말을 이으려다 말고 그냥 산으로 올라갔었다. 그때 영익이의 말끝에 맺힌 숨소리는 ‘흡’ 하고 내 가슴에 얹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이사하기로 된 집의 구조는 지극히 천박하였다. 우선 대문이 번화한 도로변으로 나 있는 데다가 오래되고 낡아서 녹이 슨 철제였다. 그것은 잘 닫히지도 않아 비긋하니 틀어진 채 열려 있었다. 그리고 마당은 거의 없다는 편이 옳았다. 그나마 손바닥만 한 것을 시멘트로 빈틈없이 발라 놓았고, 방들은 오밀조밀 붙어 있어 개수만 여럿일 뿐, 좁고 어두웠다. 그중에 한 방은 아예 전혀 채광 통풍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원래는 창문이었는데, 아마 바로 옆에 가게를 이어 내느라고 막아 버린 모양이었다. 그 가게란 양품점으로, 레이스가 많이 달린 네글리제와 여자용 속옷, 스타킹 따위를 고무 인형에 입혀 세워 놓은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가게를 중심으로 앞뒤에 같은 양품점들이 늘어 서 있고 그 옆에는 양장점, 제과소, 음식점, 식료품 잡화상들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규칙한 마찰음, 무엇이 부딪쳐 떨어 지는 소리, 어느 악기점에선가 쿵, 쿵, 울려 오는 스피커 소리…… 끼익, 하며 숨넘어가는 자동차 소리. 한마디로 그 집은, 아스팔트의 바둑판, 환락과 유행과 흥정의 경박한 거리에 금방이라도 쓸려 버릴 것처럼 위태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제 이사 올 집이라고, 그 집 문간에 웅숭 그리고 서서 철제 대문 사이로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우리들은 어쩐지 잘못 날아든 참새들 같기만 하였다. - 최명희, 쓰러지는 빛 -", "question":"<보기>를 바탕으로 다음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집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집의 구조, 주변 환경, 거주 기간 등의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집의 내 외부 와 관계를 맺으며 충분한 시간 동안 쌓은 경험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정서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며, 다른 낯선 공간에 대한 정서적 반응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쓰러지는 빛 은 이사할 처지에 놓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집에 대한 ‘나’의 정서적 반응을 보여 준다.", "choices":[ "‘나’가 ‘천변’ 집에 살면서 추억을 형성해 온 시간들은, 이사 할 처지에 놓인 현재의 상황을 불편하게 여기는 요인이 될 수 있겠군", "‘집을 고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가 ‘천박’한 집의 여건을 살펴보는 것에서, 거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낯선 공간에 친숙해지고자 하는 ‘나’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겠군.", "‘서걱거리는 소리’와 ‘불규칙한 마찰음’에서 드러나는 집 주변 환경의 차이는, 두 집에 대해 ‘나’가 느끼는 친밀감의 차이를 유발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겠군.", "‘창문’을 ‘막아 버린’ 방은 ‘채광 통풍조차’ 되지 않는 속성으로 인해,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대한 ‘나’의 정서적 반응과는 다른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겠군.", "‘우리들’의 상황이 ‘잘못 날아든 참새들 같’다고 한 것은, 변화될 거주 여건을 낯설어하는 심리를 비유적으로 드러낸 것 이라 할 수 있겠군." ], "answer":"‘집을 고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가 ‘천박’한 집의 여건을 살펴보는 것에서, 거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낯선 공간에 친숙해지고자 하는 ‘나’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겠군." }, { "id":"CSAT_korean_23_31", "paragraph":"(가)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수염을 드리운 몇 그루 옥수수에 가지, 고추, 오이, 토란, 그리고 울타리엔 덤불을 이룬 넌출 사이로 반질반질 윤기 도는 크고 작은 박이며 호박들!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은 제각기 타고난 바탕과 생김새로 주어서 아낌없고 받아서 아쉼 없는 황금의 햇빛 속에 일심으로 자라고 영글기에 숨소리도 들릴세라 적적히 여념 없나니 ㉢(과분하지 말라) 의혹하지 말라 주어진 대로를 정성껏 충만 시킴으로써 스스로를 족할 줄을 알라 오직 여기에 목숨의 유열과 천지와의 화합에 있거니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나비가 심방 오고 풍뎅이가 찾아오고 잠자리가 왔다 가고 바람결에 스쳐 가고 그늘이 지나가고 비가 내리고 햇볕이 다시 나고 …… 이같이 ㉣(많은 손님들)의 극진한 축복과 은혜 속에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의 지극히 충족한 ㉤(빛나는 생명의 양상)을 한여름 채전으로 와서 보아라 - 유치환, 채전(菜田) - \n(나) [A](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B](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C](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D](우리는 서서히 썩어 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E](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F](덮을 길 없는 우리의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 나희덕, 음지의 꽃 -", "question":"(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사물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중심 제재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는 모습을 통해 중심 제재를 바라보는 비관적 태도를 암시하고 있다.", "풍경을 관조적으로 응시하는 시선으로 중심 제재의 외적 아름 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우호적 관점을 토대로 중심 제재의 심미적 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하여 중심 제재와의 정서적 거리를 부각하고 있다." ], "answer":"사물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중심 제재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 "id":"CSAT_korean_23_32", "paragraph":"(가)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수염을 드리운 몇 그루 옥수수에 가지, 고추, 오이, 토란, 그리고 울타리엔 덤불을 이룬 넌출 사이로 반질반질 윤기 도는 크고 작은 박이며 호박들!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은 제각기 타고난 바탕과 생김새로 주어서 아낌없고 받아서 아쉼 없는 황금의 햇빛 속에 일심으로 자라고 영글기에 숨소리도 들릴세라 적적히 여념 없나니 ㉢(과분하지 말라) 의혹하지 말라 주어진 대로를 정성껏 충만 시킴으로써 스스로를 족할 줄을 알라 오직 여기에 목숨의 유열과 천지와의 화합에 있거니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나비가 심방 오고 풍뎅이가 찾아오고 잠자리가 왔다 가고 바람결에 스쳐 가고 그늘이 지나가고 비가 내리고 햇볕이 다시 나고 …… 이같이 ㉣(많은 손님들)의 극진한 축복과 은혜 속에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의 지극히 충족한 ㉤(빛나는 생명의 양상)을 한여름 채전으로 와서 보아라 - 유치환, 채전(菜田) - \n(나) [A](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B](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C](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D](우리는 서서히 썩어 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E](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F](덮을 길 없는 우리의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 나희덕, 음지의 꽃 -", "question":"㉠~㉤의 시적 기능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을 반복하고 변주하여 ‘채전’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려는 화자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을 수식어로 반복하여 ‘범속한 것들’로부터 ‘충족한’ 느낌을 받는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에서 부정 명령형을 사용하여 ‘주어진 대로’ ‘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는 화자의 인식을 제시하고 있다.", "㉣에서 사물을 인격화하여 ‘극진한 축복과 은혜’와 대비되는 화자의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에서 관념을 시각화하여 ‘목숨의 유열과 천지와의 화합’이 이루어진 대상에 대한 화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 "answer":"㉣에서 사물을 인격화하여 ‘극진한 축복과 은혜’와 대비되는 화자의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3_33", "paragraph":"(가)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수염을 드리운 몇 그루 옥수수에 가지, 고추, 오이, 토란, 그리고 울타리엔 덤불을 이룬 넌출 사이로 반질반질 윤기 도는 크고 작은 박이며 호박들!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은 제각기 타고난 바탕과 생김새로 주어서 아낌없고 받아서 아쉼 없는 황금의 햇빛 속에 일심으로 자라고 영글기에 숨소리도 들릴세라 적적히 여념 없나니 ㉢(과분하지 말라) 의혹하지 말라 주어진 대로를 정성껏 충만 시킴으로써 스스로를 족할 줄을 알라 오직 여기에 목숨의 유열과 천지와의 화합에 있거니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나비가 심방 오고 풍뎅이가 찾아오고 잠자리가 왔다 가고 바람결에 스쳐 가고 그늘이 지나가고 비가 내리고 햇볕이 다시 나고 …… 이같이 ㉣(많은 손님들)의 극진한 축복과 은혜 속에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의 지극히 충족한 ㉤(빛나는 생명의 양상)을 한여름 채전으로 와서 보아라 - 유치환, 채전(菜田) - \n(나) [A](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B](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C](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D](우리는 서서히 썩어 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E](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F](덮을 길 없는 우리의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 나희덕, 음지의 꽃 -", "question":"[A]~[F]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A]에서 참나무가 벌목으로 썩어 가는 모습은, [B]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과 순환적 관계를 형성한다.", "[B]에서 참나무의 상태에 변화를 가져온 움직임은, [C]에서 버섯이 피어나는 상황과 순차적 관계를 형성한다.", "[C]에서 참나무의 상처에 생명이 생성되는 순간은, [D]에서 나무의 고통이 멈추는 과정과 대립적 관계를 형성한다.", "[D]에서 참나무의 모습에 일어난 변화는, [E]에서 낙엽이나 바람이 처한 상황과 인과적 관계를 형성한다.", "[E]에서 참나무의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F]에서 나무를 채워 주는 존재로 제시된 대상과 동질적 관계를 형성한다." ], "answer":"[B]에서 참나무의 상태에 변화를 가져온 움직임은, [C]에서 버섯이 피어나는 상황과 순차적 관계를 형성한다." }, { "id":"CSAT_korean_23_34", "paragraph":"(가)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수염을 드리운 몇 그루 옥수수에 가지, 고추, 오이, 토란, 그리고 울타리엔 덤불을 이룬 넌출 사이로 반질반질 윤기 도는 크고 작은 박이며 호박들!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은 제각기 타고난 바탕과 생김새로 주어서 아낌없고 받아서 아쉼 없는 황금의 햇빛 속에 일심으로 자라고 영글기에 숨소리도 들릴세라 적적히 여념 없나니 ㉢(과분하지 말라) 의혹하지 말라 주어진 대로를 정성껏 충만 시킴으로써 스스로를 족할 줄을 알라 오직 여기에 목숨의 유열과 천지와의 화합에 있거니 한여름 채전으로 가 보아라 나비가 심방 오고 풍뎅이가 찾아오고 잠자리가 왔다 가고 바람결에 스쳐 가고 그늘이 지나가고 비가 내리고 햇볕이 다시 나고 …… 이같이 ㉣(많은 손님들)의 극진한 축복과 은혜 속에 이 지극히 범속한 것들의 지극히 충족한 ㉤(빛나는 생명의 양상)을 한여름 채전으로 와서 보아라 - 유치환, 채전(菜田) - \n(나) [A](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B](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C](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D](우리는 서서히 썩어 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E](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F](덮을 길 없는 우리의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 나희덕, 음지의 꽃 -", "question":"<보기>를 바탕으로 (가)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n생명 현상을 제재로 삼은 시는 대체로, 생명체들의 풍요로움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거나, 생명 파괴의 현실을 극복하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가)는 만물의 조화로운 성장과 충만한 생명력에 자족하는 태도를, (나)는 인간의 욕망에 의한 상처와 고통으로 황폐화된 현실을 강인한 생명력이 피어나는 공간으로 변화 시키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두 양상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생명의 모습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지향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choices":[ "(가)의 ‘한여름’은 생명체들의 풍요로움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나)의 ‘겨울’은 생명 파괴의 현실을 이겨 내는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되어 있군.", "(가)의 ‘울타리’는 만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드러내는 경계로, (나)의 ‘골짜기’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장소로 제시 되어 있군.", "(가)의 ‘넌출’은 어우러진 생명체들이 현실의 삶에 자족하게 되는, (나)의 ‘홀씨’는 공존하던 생명체들이 흩어지게 되는 계기를 드러내고 있군.", "(가)의 ‘그늘’은 만물이 성장을 이루어 가는 배경으로서의, (나)의 ‘음지’는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군.", "(가)의 ‘비’는 생명의 충만함과 조화로움을 갖게 하는, (나)의 ‘소나기’는 황폐화된 현실에 생명력을 환기하는 대상으로 표상 되어 있군." ], "answer":"(가)의 ‘넌출’은 어우러진 생명체들이 현실의 삶에 자족하게 되는, (나)의 ‘홀씨’는 공존하던 생명체들이 흩어지게 되는 계기를 드러내고 있군." }, { "id":"CSAT_korean_22_1", "paragraph":"어떤 독서 이론도 이 한 장의 사진만큼 독서의 위대함을 분명하게 말해 주지 못할 것이다. 사진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런던의 한 건물 모습이다. ㉠(폐허 속에서도 사람들이 책을 찾아 서가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서 독서를 통해 무언가를 구하고자 했을 것이다.독서는 자신을 살피고 돌아볼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며, 독서는 인류와의 만남이자 끝없는 대화이다. 독자의 경험과 책에 담긴 수많은 경험들의 만남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내면을 성장시켜 삶을 바꾼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는 자기 성찰의 행위이며, 성찰의 시간은 깊이 사색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어야 한다. 이들이 책을 찾은 것도 혼란스러운 현실을 외면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또한 ㉡(독서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논리와 힘을 지니게 한다.) 책은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독서는 그 지식을 얻는 과정이다. 독자의 생각과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의 만남은 독자에게 올바른 식견을 갖추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도록 함으로써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변화시킬 동력을 얻는 이 시간은 책에 있는 정보를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당한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서가 앞에 선 사람들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책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독서는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이며 외부 세계로의 확장이다. 폐허 속에서도 책을 찾은 사람들은 독서가 지닌 힘을 알고, 자신과 현실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책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question":"다음 글을 바탕으로 할 때, ㉠의 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인류의 지혜와 경험을 배우기 위해", "현실로부터 도피할 방법을 구하기 위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삶에 대해 숙고할 시간을 갖기 위해",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지식을 얻기 위해" ], "answer":"현실로부터 도피할 방법을 구하기 위해" }, { "id":"CSAT_korean_22_2", "paragraph":"어떤 독서 이론도 이 한 장의 사진만큼 독서의 위대함을 분명하게 말해 주지 못할 것이다. 사진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런던의 한 건물 모습이다. ㉠(폐허 속에서도 사람들이 책을 찾아 서가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서 독서를 통해 무언가를 구하고자 했을 것이다.독서는 자신을 살피고 돌아볼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며, 독서는 인류와의 만남이자 끝없는 대화이다. 독자의 경험과 책에 담긴 수많은 경험들의 만남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내면을 성장시켜 삶을 바꾼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는 자기 성찰의 행위이며, 성찰의 시간은 깊이 사색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어야 한다. 이들이 책을 찾은 것도 혼란스러운 현실을 외면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또한 ㉡(독서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논리와 힘을 지니게 한다.) 책은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독서는 그 지식을 얻는 과정이다. 독자의 생각과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의 만남은 독자에게 올바른 식견을 갖추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도록 함으로써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변화시킬 동력을 얻는 이 시간은 책에 있는 정보를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당한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서가 앞에 선 사람들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책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독서는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이며 외부 세계로의 확장이다. 폐허 속에서도 책을 찾은 사람들은 독서가 지닌 힘을 알고, 자신과 현실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책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question":"<보기>는 ㉡과 같이 독서하기 위해 학생이 찾은 독서 방법이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해결하려는 문제와 관련하여 관점이 다른 책들을 함께 읽는 것은 해법을 찾는 한 방법이다.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와 관련된 서로 다른 관점의 책을 찾는다.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관점에서 각 관점들을 비교.대조하면서 정보의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한 내용을 통합한다. 이를 통해 문제를 다각적.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 생각을 발전시켜 관점을 재구성하게 됨으로써 해법을 찾을 수 있다.", "choices":[ "읽을 책을 선택하기 전에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인식해야겠군.",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대조하면서 검토함으로써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를 폭넓게 보아야겠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서로 다른 관점을 비판적으로 통합하여 문제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어야겠군.", "정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각 관점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평가 내용을 통합함으로써 문제를 깊이 이해해야겠군.", "문제에 대한 여러 관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비판적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관점이 지닌 타당성을 견고히 해야겠군." ], "answer":"문제에 대한 여러 관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비판적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관점이 지닌 타당성을 견고히 해야겠군." }, { "id":"CSAT_korean_22_3", "paragraph":"어떤 독서 이론도 이 한 장의 사진만큼 독서의 위대함을 분명하게 말해 주지 못할 것이다. 사진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런던의 한 건물 모습이다. ㉠(폐허 속에서도 사람들이 책을 찾아 서가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서 독서를 통해 무언가를 구하고자 했을 것이다.독서는 자신을 살피고 돌아볼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며, 독서는 인류와의 만남이자 끝없는 대화이다. 독자의 경험과 책에 담긴 수많은 경험들의 만남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내면을 성장시켜 삶을 바꾼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는 자기 성찰의 행위이며, 성찰의 시간은 깊이 사색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어야 한다. 이들이 책을 찾은 것도 혼란스러운 현실을 외면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또한 ㉡(독서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논리와 힘을 지니게 한다.) 책은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독서는 그 지식을 얻는 과정이다. 독자의 생각과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의 만남은 독자에게 올바른 식견을 갖추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도록 함으로써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변화시킬 동력을 얻는 이 시간은 책에 있는 정보를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당한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서가 앞에 선 사람들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책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독서는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이며 외부 세계로의 확장이다. 폐허 속에서도 책을 찾은 사람들은 독서가 지닌 힘을 알고, 자신과 현실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책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question":"다음은 다음 글을 읽은 학생의 독서 기록장 일부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나의 독서 대부분은 정보 습득을 위한 것이었다. 책의 내용이 그대로 내 머릿속으로 옮겨져 지식이 쌓이기만을 바랐지 내면의 성장을 생각하지 못했다. 윤동주 평전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 시간이 나에 대해 사색하며 삶을 가꾸는 소중한 시간임을 새삼 느낀다. 오늘 나는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 보려 한다.\n나의 독서 대부분은 정보 습득을 위한 것이었다. 책의 내용이 그대로 내 머릿속으로 욺겨져 지식이 쌓이기만을 바랐지 내면의 성장을 생각하지 못했다. 윤동주 평전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 시간이 나에 대해 사색하며 삶을 가꾸는 소중한 시간임을 새삼 느낀다. 오늘 나는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 보려 한다.", "choices":[ "삶을 성찰하게 하는 독서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학 분야에 편중되었던 독서 습관을 버리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독서를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한 태도를 반성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장기적인 독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면적 성장을 위한 도구로서의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독서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개인의 지적 성장에 머무는 독서의 한계를 지적하고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는 독서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answer":"삶을 성찰하게 하는 독서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4",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n(나)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question":"(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가)와 (나)는 모두 특정한 철학적 방법에 기반한 체계를 바탕으로 예술의 상대적 위상을 제시하고 있다.", "(가)와 (나)는 모두 특정한 철학적 방법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바탕으로 더 설득력 있는 미학 이론을 모색하고 있다.", "(가)와 달리 (나)는 특정한 철학적 방법의 시대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에 맞서는 혁신적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가)와 달리 (나)는 특정한 철학적 방법에서 파생된 미학 이론을 바탕으로 예술 장르를 범주적으로 유형화하고 있다.", "(나)와 달리 (가)는 특정한 철학적 방법의 통시적인 변화 과정을 적용하여 철학사를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 "answer":"(가)와 (나)는 모두 특정한 철학적 방법에 기반한 체계를 바탕으로 예술의 상대적 위상을 제시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5",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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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ces":[ "예술ㆍ종교ㆍ철학 간에는 인식 내용의 동일성과 인식 형식의 상이성이 존재한다.", "세계의 근원적 질서와 시ㆍ공간적 현실은 하나의 변증법적 체계를 이룬다.", "절대정신의 세 가지 형태는 지성의 세 가지 형식이 인식하는 대상이다.", "변증법은 철학적 논증의 방법이자 논증 대상의 존재 방식이다.", "절대정신의 내용은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 "answer":"절대정신의 세 가지 형태는 지성의 세 가지 형식이 인식하는 대상이다." }, { "id":"CSAT_korean_22_6",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n(나)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question":"(가)에 따라 '직관ㆍ표상ㆍ사유' 의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먼 타향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은 직관을 통해, 같은 곳에서 고향의 하늘을 상기하는 것은 표상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과, 그 후 판타지 영화의 장면을 떠올려 보는 것은 모두 표상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초현실적 세계가 묘사된 그림을 보는 것은 직관을 통해, 그 작품을 상상력 개념에 의거한 이론에 따라 분석하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이루어지겠군.", "예술의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품의 창작을 기획하는 것은 직관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도덕적 배려의 대상을 생물학적 상이성 개념에 따라 규정하는 것과, 이에 맞서 감수성 소유 여부를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모두 사유를 통해 이루어지겠군." ], "answer":"예술의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품의 창작을 기획하는 것은 직관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 { "id":"CSAT_korean_22_7",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n(나)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question":"(나)의 글쓴이의 관점에서 ㉠과 ㉡에 대한 헤겔의 이론을 분석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과 ㉡ 모두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범주는 서로 대립한다.", "㉠과 ㉡ 모두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범주 간에는 수준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과 달리 ㉡에서는 범주 간 이행에서 첫 번째 범주의 특성이 갈수록 강해진다.", "㉡과 달리 ㉠에서는 세 번째 범주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범주의 조화로운 통일이 이루어진다.", "㉡과 달리 ㉠에서는 범주 간 이행에서 수렴적 상향성이 드러난다." ], "answer":"㉠과 달리 ㉡에서는 범주 간 이행에서 첫 번째 범주의 특성이 갈수록 강해진다." }, { "id":"CSAT_korean_22_8",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n(나)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question":"<보기>는 헤겔과 (나)의 글쓴이가 나누는 가상의 대화의 일부이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n헤겔 : 괴테와 실러의 문학 작품을 읽을 때 놓치지 않아야 할 점이 있네. 이 두 천재도 인생의 완숙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최고의 지성적 통찰을 진정한 예술미로 승화시킬 수 있었네. 그에 비해 초기의 작품들은 미적으로 세련되지 못해 결코 수준급이라 할 수 없었는데, 이는 그들이 아직 지적으로 미성숙했기 때문이었네.\n(나)의 글쓴이 : 방금 그 말씀과 선생님의 기본 논증 방법을 연결하면 ㉮는 말이 됩니다.", "choices":[ "이론에서는 대립적 범주들의 종합을 이루어야 하는 세 번째 단계가 현실에서는 그 범주들을 중화한다", "이론에서는 외면성에 대응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내면성을 바탕으로 하는 절대정신일 수 있다", "이론에서는 반정립 단계에 위치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정립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론에서는 객관성을 본질로 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객관성이 사라진 주관성을 지닌다", "이론에서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진리의 인식을 수행할 수 없다" ], "answer":"이론에서는 외면성에 대응하는 예술이 현실에서는 내면성을 바탕으로 하는 절대정신일 수 있다" }, { "id":"CSAT_korean_22_9", "paragraph":"(가)㉠(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ㆍ종교ㆍ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ㆍ표상ㆍ사유' 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이에 세 형태는 각각 ‘직관하는 절대정신’, ‘표상하는 절대정신’, ‘사유하는 절대정신’으로 규정된다.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형식 간의 차이로 인해 내용의 인식 수준에는 중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헤겔에게서 절대정신의 내용인 절대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예술은 직관하고 종교는 표상하며 철학은 사유하기에, 이 세 형태 간에는 단계적 등급이 매겨진다. 즉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n(나)변증법의 매력은 ‘종합’에 있다. 종합의 범주는 두 대립적 범주 중 하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도) 안 되고, 두 범주의 고유한 본질적 규정이 소멸되는 중화 상태로 나타나도 안 된다. 종합은 양자의 본질적 규정이 유기적 조화를 이루어 질적으로 고양된 최상의 범주가 생성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헤겔이 강조한 변증법의 탁월성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변증법의 원칙에 최적화된 엄밀하고도 정합적인 학문 체계를 조탁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적 기획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내놓은 성과물들은 과연 그 기획을 어떤 흠결도 없이 완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 미학에 관한 한 ‘그렇다’는 답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성의 형식을 직관-표상-사유 순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춰 절대정신을 예술-종교-철학 순으로 편성한 전략은 외관상으로는 변증법 모델에 따른 전형적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을 ⓓ(보면) 직관으로부터 사유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외면성이 점차 지워지고 내면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예술로부터 철학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객관성이 점차 지워지고 주관성이 점증적으로 강화ㆍ완성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날 뿐, 진정한 변증법적 종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관의 외면성 및 예술의 객관성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감각적 지각성인데, 이러한 핵심 요소가 그가 말하는 종합의 단계에서는 완전히 소거되고 만다.변증법에 충실하려면 헤겔은 철학에서 성취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의 절대정신을 추가했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철학 이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은 ‘사유’를 매개로 해서만 설명되지 않는가. 게다가 이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한 헤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방법과 철학 체계 간의 이러한 불일치는 더욱 아쉬움을 준다.", "question":"문맥상 ⓐ~ⓔ와 바꾸어 쓰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 : 소지(所持)하여야", "ⓑ : 포착(捕捉)한다", "ⓒ : 귀결(歸結)되어도", "ⓓ : 간주(看做)하면", "ⓔ : 결성(結成)되지" ], "answer":"ⓒ : 귀결(歸結)되어도" }, { "id":"CSAT_korean_22_10", "paragraph":"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1944년에 성립된 이 체제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화로만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고, 결국 환율의 변동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했고,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그러나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은 계속되었다. 그 이유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가 사용되는 경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긴다. 그러나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를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question":"다음 글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은?", "choices":[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가 기축 통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이후의 세계 경제 위축에 대해 트리핀은 어떤 전망을 했는가?",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미국 중앙은행은 어떤 의무를 수행해야 했는가?",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인가?",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달러화 신뢰도 하락의 원인은 무엇인가?" ], "answer":"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이후의 세계 경제 위축에 대해 트리핀은 어떤 전망을 했는가?" }, { "id":"CSAT_korean_22_11", "paragraph":"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1944년에 성립된 이 체제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화로만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고, 결국 환율의 변동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했고,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그러나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은 계속되었다. 그 이유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가 사용되는 경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긴다. 그러나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를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question":"다음 글을 바탕으로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닉슨 쇼크가 단행된 이후 달러화의 고평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달러화의 평가 절하가 가능해졌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마르크화와 엔화의 투기적 수요가 증가한 것은 이들 통화의 평가 절상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금의 생산량 증가를 통한 국제 유동성 공급량의 증가는 트리핀 딜레마 상황을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트리핀 딜레마는 달러화를 통한 국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고 공급량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을 말한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마르크화가 달러화에 대해 평가 절상되면, 같은 금액의 마르크화로 구입 가능한 금의 양은 감소한다." ], "answer":"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마르크화가 달러화에 대해 평가 절상되면, 같은 금액의 마르크화로 구입 가능한 금의 양은 감소한다." }, { "id":"CSAT_korean_22_12", "paragraph":"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1944년에 성립된 이 체제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화로만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고, 결국 환율의 변동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했고,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그러나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은 계속되었다. 그 이유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가 사용되는 경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긴다. 그러나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를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question":"미국을 포함한 세 국가가 존재하고 각각 다른 통화를 사용할 때,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choices":[ "㉠에서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환율의 가짓수는 금에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한 국가 수보다 하나 적다.", "㉡이 붕괴된 이후에도 여전히 달러화가 기축 통화라면 ㉡에 비해 교차 환율의 가짓수는 적어진다.", "㉢에서 국가 수가 하나씩 증가할 때마다 환율의 전체 가짓수도 하나씩 증가한다.", "㉠에서 ㉡으로 바뀌면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환율의 가짓수가 많아진다.", "㉡에서 교차 환율의 가짓수는 ㉢에서 생기는 환율의 가짓수보다 적다." ], "answer":"㉡에서 교차 환율의 가짓수는 ㉢에서 생기는 환율의 가짓수보다 적다." }, { "id":"CSAT_korean_22_13", "paragraph":"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1944년에 성립된 이 체제는 미국의 중앙은행에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화로만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고, 결국 환율의 변동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했고,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그러나 붕괴 이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은 계속되었다. 그 이유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가 사용되는 경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긴다. 그러나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를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question":"다음 글을 참고할 때, <보기>에 대한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n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두 차례의 석유 가격 급등을 겪으면서 기축 통화국인 A국의 금리는 인상되었고 통화 공급은 감소했다. 여기에 A국 정부의 소득세 감면과 군비 증대는 A국의 금리를 인상시켰으며, 높은 금리로 인해 대량으로 외국 자본이 유입되었다. A국은 이로 인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주도하여, 서로 교역을 하며 각각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세 국가 A, B, C는 외환 시장에 대한 개입을 합의했다. 이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와 C국 통화의 환율은 각각 50%, 30% 하락했다.", "choices":[ "A국의 금리 인상과 통화 공급 감소로 인해 A국 통화의 신뢰도가 낮아진 것은 외국 자본이 대량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겠군.", "국제적 합의로 인한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 하락으로 국제 유동성 공급량이 증가하여 A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했겠군.",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과 B국 통화에 대한 C국 통화의 환율은 모두 하락했겠군.",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여,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는 개선되었겠군.",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A국의 소득세 감면과 군비 증대로 A국의 경상 수지가 악화되며, 그 완화 방안 중 하나는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을 상승시키는 것이겠군." ], "answer":"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여,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는 개선되었겠군." }, { "id":"CSAT_korean_22_14", "paragraph":"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 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 가 있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차량 주위 바닥에 바둑판 모양의 격자판을 펴 놓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 장치에서 사용하는 광각 카메라는 큰 시야각을 갖고 있어 사각지대가 줄지만 빛이 렌즈를 ⓐ(지날) 때 렌즈 고유의 곡률로 인해 영상이 중심부는 볼록하고 중심부에서 멀수록 더 휘어지는 현상, 즉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왜곡에 영향을 주는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내부 변수라고 하며 왜곡 계수로 나타낸다. 이를 알 수 있다면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한편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왜곡의 원인을 외부 변수라고 한다. ㉠(촬영된 영상)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면 영상에서 격자판이 회전한 각도나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통해 카메라의 기울어진 각도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3차원 실세계를 2차원 영상으로 투영하면 크기가 동일한 물체라도 카메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더 작게 나타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서는 거리에 따른 물체의 크기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왜곡이 보정된 영상)에서의 몇 개의 점과 그에 대응하는 실세계 격자판의 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영상의 모든 점들과 격자판의 점들 간의 대응 관계를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이 대응 관계를 이용해서 영상의 점들을 격자의 모양과 격자 간의 상대적인 크기가 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으면 2차원 영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얻은 영상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각 방향의 영상을 합성하면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이 만들어진다.", "question":"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choices":[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은 360°를 촬영하는 카메라 하나를 이용하여 만들어진다.", "외부 변수로 인한 왜곡은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알 수 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차량의 전후좌우 카메라에서 촬영된 영상을 하나의 영상으로 합성한 후 왜곡을 보정한다.", "영상이 중심부로부터 멀수록 크게 휘는 것은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보정할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 있는 점들은 카메라 시점의 영상과는 달리 3차원 좌표로 표시된다." ], "answer":"영상이 중심부로부터 멀수록 크게 휘는 것은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보정할 수 있다." }, { "id":"CSAT_korean_22_15", "paragraph":"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 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 가 있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차량 주위 바닥에 바둑판 모양의 격자판을 펴 놓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 장치에서 사용하는 광각 카메라는 큰 시야각을 갖고 있어 사각지대가 줄지만 빛이 렌즈를 ⓐ(지날) 때 렌즈 고유의 곡률로 인해 영상이 중심부는 볼록하고 중심부에서 멀수록 더 휘어지는 현상, 즉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왜곡에 영향을 주는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내부 변수라고 하며 왜곡 계수로 나타낸다. 이를 알 수 있다면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한편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왜곡의 원인을 외부 변수라고 한다. ㉠(촬영된 영상)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면 영상에서 격자판이 회전한 각도나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통해 카메라의 기울어진 각도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3차원 실세계를 2차원 영상으로 투영하면 크기가 동일한 물체라도 카메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더 작게 나타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서는 거리에 따른 물체의 크기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왜곡이 보정된 영상)에서의 몇 개의 점과 그에 대응하는 실세계 격자판의 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영상의 모든 점들과 격자판의 점들 간의 대응 관계를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이 대응 관계를 이용해서 영상의 점들을 격자의 모양과 격자 간의 상대적인 크기가 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으면 2차원 영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얻은 영상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각 방향의 영상을 합성하면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이 만들어진다.", "question":"㉠~㉢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에서 광각 카메라를 이용하여 확보한 시야각은 ㉡에서는 작아지겠군.", "㉡에서는 ㉠과 마찬가지로 렌즈와 격자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격자판이 작아 보이겠군.", "㉡에서는 ㉠에서 렌즈와 격자판 사이의 거리에 따른 렌즈의 곡률 변화로 생긴 휘어짐이 보정되었겠군.", "㉡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여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보정한 ㉢은 카메라의 기울어짐에 의한 왜곡을 바로잡은 것이겠군.", "㉡에서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 때문에 격자판의 윗부분으로 갈수록 격자 크기가 더 작아 보이던 것이 ㉢에서 보정되었겠군." ], "answer":"㉡에서는 ㉠과 마찬가지로 렌즈와 격자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격자판이 작아 보이겠군." }, { "id":"CSAT_korean_22_16", "paragraph":"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 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 가 있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차량 주위 바닥에 바둑판 모양의 격자판을 펴 놓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 장치에서 사용하는 광각 카메라는 큰 시야각을 갖고 있어 사각지대가 줄지만 빛이 렌즈를 ⓐ(지날) 때 렌즈 고유의 곡률로 인해 영상이 중심부는 볼록하고 중심부에서 멀수록 더 휘어지는 현상, 즉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왜곡에 영향을 주는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내부 변수라고 하며 왜곡 계수로 나타낸다. 이를 알 수 있다면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한편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왜곡의 원인을 외부 변수라고 한다. ㉠(촬영된 영상)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면 영상에서 격자판이 회전한 각도나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통해 카메라의 기울어진 각도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3차원 실세계를 2차원 영상으로 투영하면 크기가 동일한 물체라도 카메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더 작게 나타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서는 거리에 따른 물체의 크기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왜곡이 보정된 영상)에서의 몇 개의 점과 그에 대응하는 실세계 격자판의 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영상의 모든 점들과 격자판의 점들 간의 대응 관계를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이 대응 관계를 이용해서 영상의 점들을 격자의 모양과 격자 간의 상대적인 크기가 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으면 2차원 영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얻은 영상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각 방향의 영상을 합성하면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이 만들어진다.", "question":"다음 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탐구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n그림은 '장치' 가 장착된 차량의 운전자에게 제공된 영상에서 전방 부분만 보여 준 것이다. 차량 전방의 바닥에 그려진 네 개의 도형이 영상에서 각각 A, B, C, D로 나타나 있고, C와 D는 직사각형이고 크기는 같다. p와 q는 각각 영상 속 임의의 한 점이다.", "choices":[ "원근 효과가 제거되기 전의 영상에서 C는 윗변이 아랫변보다 긴 사다리꼴 모양이다.", "시점 변환 전의 영상에서 D는 C보다 더 작은 크기로 영상의 더 아래쪽에 위치한다.", "A와 B는 p와 q 간의 대응 관계를 이용하여 바닥에 그려진 도형을 크기가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은 것이다.", "B에 대한 A의 상대적 크기는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시점을 변환하기 전의 영상에서보다 더 커진 것이다.", "p가 A 위의 한 점이라면 A는 p에 대응하는 실세계의 점이 시점 변환을 통해 선으로 나타난 것이다." ], "answer":"B에 대한 A의 상대적 크기는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시점을 변환하기 전의 영상에서보다 더 커진 것이다." }, { "id":"CSAT_korean_22_17", "paragraph":"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 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 가 있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차량 주위 바닥에 바둑판 모양의 격자판을 펴 놓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 장치에서 사용하는 광각 카메라는 큰 시야각을 갖고 있어 사각지대가 줄지만 빛이 렌즈를 ⓐ(지날) 때 렌즈 고유의 곡률로 인해 영상이 중심부는 볼록하고 중심부에서 멀수록 더 휘어지는 현상, 즉 렌즈에 의한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왜곡에 영향을 주는 카메라 자체의 특징을 내부 변수라고 하며 왜곡 계수로 나타낸다. 이를 알 수 있다면 왜곡 모델을 설정하여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한편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왜곡의 원인을 외부 변수라고 한다. ㉠(촬영된 영상)과 실세계 격자판을 비교하면 영상에서 격자판이 회전한 각도나 격자판의 위치 변화를 통해 카메라의 기울어진 각도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왜곡을 보정할 수 있다.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3차원 실세계를 2차원 영상으로 투영하면 크기가 동일한 물체라도 카메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더 작게 나타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에서는 거리에 따른 물체의 크기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왜곡이 보정된 영상)에서의 몇 개의 점과 그에 대응하는 실세계 격자판의 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영상의 모든 점들과 격자판의 점들 간의 대응 관계를 가상의 좌표계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이 대응 관계를 이용해서 영상의 점들을 격자의 모양과 격자 간의 상대적인 크기가 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한 평면에 놓으면 2차원 영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얻은 영상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영상)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각 방향의 영상을 합성하면 차량 주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이 만들어진다.", "question":"문맥상 ⓐ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choices":[ "그때 동생이 탄 버스는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다.", "그것은 슬픈 감정을 지나서 아픔으로 남아 있다.", "어느새 정오가 훌쩍 지나 식사할 시간이 되었다.", "물의 온도가 어는점을 지나 계속 내려가고 있다.", "가장 힘든 고비를 지나고 나니 마음이 가뿐하다." ], "answer":"그때 동생이 탄 버스는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다." }, { "id":"CSAT_korean_22_18",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가)에서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조화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나)에서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앞날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고 있다.", "(다)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가), (다)에서는 모두 자연물이 쇠락하는 과정을 제시하여 인생에 대한 무상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 (나), (다)에서는 모두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장소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이끌어 내고 있다." ], "answer":"(다)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19",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보기>를 참고할 때, [A]~[E]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이육사는 「초가」를 발표하면서 ‘유폐된 지역에서’라고 창작 장소를 밝혔다. 이곳에서 그는 오래전 떠나온 고향을 떠올려 시로 형상화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낭만적인 봄에서 비극적인 겨울로 시상을 전개하여 악화되어 가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묘사했다.", "choices":[ "[A] : 돌담 울에 둘러싸인 산기슭을 묘사하여 화자가 고향을 회상하는 장소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B] : 봄날의 보리밭 풍경을 제시하여 화자가 떠올리는 고향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C] : 고향 사람들이 기대하던 앞내강 정경을 묘사하여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진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D] : 풍족한 결실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 너머의 세계를 꿈꾸는 소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E] : 강물이 얼어붙는 삭막한 겨울의 이미지로 일제 강점기의 가혹한 현실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 "answer":"[C] : 고향 사람들이 기대하던 앞내강 정경을 묘사하여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진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20",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산’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산’을 수시로 변하는 인간과 달리 태고로부터 본질을 잃지 않는 불변성을 지닌 것으로 인식하는군.", "‘산’을 인간의 덕성을 표면화하는 데 집중하는 적극적 의지를 지닌 존재로 여기는군.", "‘산’을 삶과 죽음을 이어 줌으로써 죽음 이후에도 함께할 대상으로 여기는군.", "‘산’을 근원적 고향으로 인식함으로써 그리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군.", "‘산’을 현재 함께하는 존재로 여기면서도 지속적으로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존재로 인식하는군." ], "answer":"‘산’을 인간의 덕성을 표면화하는 데 집중하는 적극적 의지를 지닌 존재로 여기는군." }, { "id":"CSAT_korean_22_21",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다)의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꽃의 ‘공교함과 졸렬함’을 판단할 때는 꽃의 형체보다는 쓰임새에 기준을 두어야 함을 강조한다.", "화초의 ‘귀함’과 ‘천함’에 대한 평가는 그 본성에 맞게 이름이 부여되었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풀을 ‘영화롭게’ 만드는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하늘이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드러낸다.", "하늘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풀은 ‘조화가 균일’한 존재로서 가치의 우열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에는 ‘소원함’과 ‘친함’이 모두 있으므로 사사로움을 넘어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 "answer":"하늘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풀은 ‘조화가 균일’한 존재로서 가치의 우열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 "id":"CSAT_korean_22_22",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묵화' 와 '북창' 을 중심으로 (가)와 (나)를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가)에서는 ‘묵화’와 ‘박쥐 나래’의 이미지를 연결하여 고향의 어두운 분위기를, (나)에서는 ‘북창’에서 바라본 산의 ‘품’에 주목하여 산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가)에서 ‘묵화’는 ‘황혼’이 상징하는 현실적 상황에, (나)에서 ‘북창’은 ‘저승의 밤’이 의미하는 절망적 상황에 대응된다.", "(가)에서 ‘묵화’에 ‘좀이 쳐’라고 한 것은 화자가 고향에 대해 느끼는 세월의 깊이를, (나)에서 ‘북창’을 ‘오늘’ 열었다고 한 것은 산을 대하는 화자의 인식이 변화된 시점을 드러낸다.", "(가)에서 ‘묵화’를 ‘그림 조각’이라고 한 것은 고향의 분절된 이미지를, (나)에서 ‘북창’을 ‘열어’ 산을 보고 있다는 것은 선망하는 세계와 분리된 이미지를 나타낸다.", "(가)에서는 ‘묵화’에 그려진 ‘모매꽃’에 부끄러움의 정서를, (나)에서는 ‘북창’을 통해 본 ‘보옥’에 안타까움의 정서를 담아낸다." ], "answer":"(가)에서는 ‘묵화’와 ‘박쥐 나래’의 이미지를 연결하여 고향의 어두운 분위기를, (나)에서는 ‘북창’에서 바라본 산의 ‘품’에 주목하여 산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 { "id":"CSAT_korean_22_23", "paragraph":"(가)[A](구겨진 하늘은 묵은 얘기책을 편 듯\n돌담 울이 고성같이 둘러싼 산기슭)\n박쥐 나래 밑에 황혼이 묻혀 오면\n초가 집집마다 호롱불이 켜지고\n고향을 그린 '묵화(墨畫)' 한 폭 좀이 쳐.\n띄엄 띄엄 보이는 그림 조각은\n[B](앞밭에 보리밭에 말매나물 캐러 간\n가시내는 가시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n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n술레짠 두 뺨 위에 모매꽃이 피었고.\n[C](그넷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더니\n앞내강에 씨레나무 밀려 나리면)\n젊은이는 젊은이와 뗏목을 타고\n돈 벌러 항구로 흘러간 몇 달에\n서릿발 잎 져도 못 오면 바람이 분다.\n[D](피로 가꾼 이삭이 참새로 날아가고\n곰처럼 어린 놈이 북극을 꿈꾸는데)\n늙은이는 늙은이와 싸우는 입김도\n[E](벽에 서려 성에 끼는 한겨울 밤은\n동리(洞里)의 밀고자인 강물조차 얼붙는다.)\n- 이육사, 「초가」 -\n(나)오늘, '북창' 을 열어,\n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n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n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n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n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n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n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n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n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n아아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n네 품이 내 고향인 그리운 산아\n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n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n꿈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n- 김관식, 「거산호 2」 \n(다)온갖 꽃들이 요란스럽게 일제히 터트려져 광채가 찬란하다. 이때에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향기가 코를 스친다. 때마침 꼴 베는 자가 낫을 가지고 와서 손 가는 대로 베어 내는데, 아쉬워 돌아보거나 거리끼는 마음도 없다. 나는 이에 한숨을 쉬며 탄식하여 말하였다.“땅이 낳고 하늘이 기르는바, 만물이 무성히 자라며 모두가 광대한 은택을 입는구나. 이에 따스한 바람이 불어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고 단비를 내려 온 둘레를 물들이니, 천기(天機)를 함께 타고나 형체를 부여받음에 각기 그 자질에 따라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의 진귀하고 귀중함을 해당화의 곱고 아름다움에 견주어 보면, 비록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어찌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이 있었겠는가?(중략)그런데도 귀함이 저와 같고 천함이 이와 같아, 어떤 것은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에서 눈앞의 봄바람을 지키고, 어떤 것은 짧은 낫을 든 어리석은 종의 손아귀에서 가을 서리처럼 변한다. 이 어찌 된 일인가? 뜨락은 사람 가까이에 있고 교외의 땅은 멀리 막혀 있어 가까운 것은 친하기 쉽고 멀리 있는 것은 저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요황과 위자*는 성씨가 존엄한데 범상한 화초는 이름이 없으며, 성씨가 존엄한 것은 곱게 빛나는데 이름 없는 것들은 먼 데서 이주해 온 백성 같은 존재이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뿌리가 깊은 것은 종족이 번성한데 빽빽이 늘어선 것들은 가늘고 작으며, 높고 큰 것은 높은 자리에 있고 가늘고 작은 것들은 들판에 있기 때문인가?아! 낳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에 그 조화(造化)가 균일하지만, 인간은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 주었는데 또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영화롭지 못하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에게는 비록 감정이 있지만 풀에는 감정이 없으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과 나비로 하여금 다투어 찾도록 하는 것을 어찌 달리 보겠는가?”- 이옥, 「담초(談艸)」 -\n* 요황과 위자 : 모란의 진귀한 품종을 일컫는 말.", "question":"<보기>를 참고하여 (가)~(다)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n문학적 표현에는 표현 대상을 그와 연관된 다른 관념이나 사물로 대신하여 나타내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는 사물의 속성으로 실체를 대신하거나 대상의 한 부분으로 전체를 대신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방법들은 서로 혼재되기도 하면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미지와 분위기를 환기한다.", "choices":[ "(가)에서 저녁이 오는 시간을 그와 연관된 사물인 ‘호롱불’이 켜진다는 것으로 나타냄으로써, 산골 마을의 저녁 풍경을 시각적 이미지로 보여 주는군.", "(가)에서 고향에 머무르지 못하고 객지로 떠나는 현실을 ‘뗏목’을 타고 흘러가는 것과 연관 지어 나타냄으로써, 삶의 불안정함을 구체적 이미지로 보여 주는군.", "(나)에서 세속적인 삶의 공간 전체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장거리’의 속성을 활용하여 나타냄으로써, 인심이 쉽게 변하는 세속 공간의 분위기를 환기하는군.", "(다)에서 귀한 대우를 받는 삶을 그러한 속성을 가진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으로 나타냄으로써, 인간과 가까운 공간의 적막한 분위기를 환기하는군.", "(다)에서 풀의 가치를 ‘소’와 ‘나비’의 행위와 연관 지어 나타냄으로써, 하찮게 취급되는 풀과 귀하게 여겨지는 풀의 차이를 구체적 이미지로 보여 주는군." ], "answer":"(다)에서 귀한 대우를 받는 삶을 그러한 속성을 가진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으로 나타냄으로써, 인간과 가까운 공간의 적막한 분위기를 환기하는군." }, { "id":"CSAT_korean_22_24", "paragraph":"[A](김달채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뽀르르 집으로 달려가던 묵은 습관을 버리고 밤늦도록 하릴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였다.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공중변소나 포장마차 안에서, 백화점에서 사지도 않을 물건을 흥정하거나 정류장에서 토큰 아니면 올림픽복권을 사면서, 그리고 행인에게 담뱃불을 빌거나 더욱 과감하게는 파출소에 들어가 경찰관에게 길을 묻는 시늉을 하는 사이에 마주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달채 씨는 실수를 가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또렷한 목적의식을 드러내기도 해 가며 우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의 눈에 과연 우산이 어떻게 비치는지, 그리하여 상대방이 우산 임자인 자기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반응을 떠보는 작업을 일삼아 계속해 나갔다. 참으로 긴장과 전율이 넘치는 뻐근한 나날들이었다. 구청 호적계장의 직위에 오르기까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세계가 구청과 자기 집구석 바깥에 따로 있음을 그는 우산을 통해서 비로소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가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종합해서 몇 가지 결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첫째는, 진짜 무전기에 익숙한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거개의 서민들은 의외로 쉽사리 우산에 속아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상대방이 무전기를 지니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의 태도가 확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일껏 하던 이야기를 뚝 그치거나 얼렁뚱땅 말머리를 돌리는 등으로 지은 죄도 없이 공연히 겁부터 집어먹고는 꾀죄죄한 몰골의 자기한테 갑자기 저자세로 구는 것이었다. 밤늦도록 수고가 많다면서 한사코 술값을 받지 않으려 하던 어떤 포장마찻집 주인의 경우가 단적인 예였다. 셋째는, 노골적으로 손에 쥐고 보여 줄 때보다 그냥 뒤꽁무니에 꿰 찬 채 부주의한 몸가짐인 척하면서 웃옷 자락을 슬쩍 들어 ㉠(케이스)의 끝부분만 감질나게 보여 주는 편이 오히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고 반응도 민감하다는 사실이었다. 김달채 씨는 그러잖아도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깎았다. 옷차림도 낡은 양복에서 스포티한 잠바 스타일로 개비했는가 하면 구청 밖에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 버릇했다. 달채 씨는 그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짬만 생기면 하릴없이 길거리를 나다니며 청명한 가을날에 우산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떠보는 색다른 취미에 점점 깊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중략)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까닭 모를 흥분과 기대감이 그를 사로잡아 버렸다. 한 건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엄청난 보람을 느끼게 될 일대 사건을 만날 듯싶은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행인들이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는 방향과는 정반대 편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살벌한 풍경이었다. 깨진 보도블록 조각이나 돌멩이들이 인도와 차도 가릴 것 없이 사방에 흩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시커먼 그을음 연기를 피워 올리며 불타는 자동차와 창유리가 박살 난 건물도 보였다. 김달채 씨는 주체 못할 지경으로 쏟아지는 눈물 콧물도 돌볼 겨를 없이 여전히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최루 가스에 심하게 오염된 지역을 향해 가까이 접근했다. 중무장한 전경대에 의해 도로가 완전 차단되어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달채 씨는 구경꾼들 뒷전에서 작은 키를 한껏 발돋움하고는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살폈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저쪽 건물 모퉁이에서 어기찬 함성이 아직도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사복 경찰관들한테 붙잡혀 끌려오는 학생의 모습이 구경꾼들 어깨 너머로 내다보였다. 달채 씨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앞사람들 틈바귀를 비집고 전면으로 썩 나섰다. “이봐요, 거기!” 김달채 씨는 창문마다 철망이 쳐진 버스 안으로 학생들을 마구 밀어 넣는 사복들을 향해 느닷없이 목청을 높였다.“아직도 어린애야! 다치지 않게 살살 좀 다뤄!”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나는지 김달채 씨 자신도 깜짝 놀랄 지경이었다.“당신 뭐야?”옷깃에 비표를 단 사복 차림의 청년 하나가 달려와서 김달채 씨의 가슴을 떼밀었다.“나 이런 사람이오.”김달채 씨는 엉겁결에 잠바 자락 한끝을 슬쩍 들어 뒷주머니에 꿰 찬 우산 케이스를 내보였다. 하지만 상대방 청년은 그런 물건 따위는 애당초 거들떠볼 생심조차 하지 않았다.“당신도 저 차에 같이 타고 싶어? 여러 소리 말고 빨리 집에나 들어가 봐요!”이른바 닭장차에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실리고 싶은 생각은 물론 털끝만큼도 없었다. 옷깃에 비표를 단 청년이 우산을 ㉡(우산 이상의 것)으로 보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 도리 없는 노릇이었다. 김달채 씨는 남의 채마밭에서 무 뽑아 먹다 들킨 아이처럼 무르춤한 꼬락서니가 되어 맥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n- 윤흥길,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 -", "question":"[A]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중심인물이 알지 못하는 사건을 제시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공간 이동에 따른 인물의 내면 변화를 회상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동시적 사건들의 병치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한 가지의 목적으로 수렴되는 인물의 의도적인 행위들을 나열하고 있다.", "상대를 달리하여 벌이는 인물의 행동을 서술하여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 "answer":"한 가지의 목적으로 수렴되는 인물의 의도적인 행위들을 나열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25", "paragraph":"[A](김달채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뽀르르 집으로 달려가던 묵은 습관을 버리고 밤늦도록 하릴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였다.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공중변소나 포장마차 안에서, 백화점에서 사지도 않을 물건을 흥정하거나 정류장에서 토큰 아니면 올림픽복권을 사면서, 그리고 행인에게 담뱃불을 빌거나 더욱 과감하게는 파출소에 들어가 경찰관에게 길을 묻는 시늉을 하는 사이에 마주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달채 씨는 실수를 가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또렷한 목적의식을 드러내기도 해 가며 우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의 눈에 과연 우산이 어떻게 비치는지, 그리하여 상대방이 우산 임자인 자기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반응을 떠보는 작업을 일삼아 계속해 나갔다. 참으로 긴장과 전율이 넘치는 뻐근한 나날들이었다. 구청 호적계장의 직위에 오르기까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세계가 구청과 자기 집구석 바깥에 따로 있음을 그는 우산을 통해서 비로소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가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종합해서 몇 가지 결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첫째는, 진짜 무전기에 익숙한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거개의 서민들은 의외로 쉽사리 우산에 속아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상대방이 무전기를 지니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의 태도가 확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일껏 하던 이야기를 뚝 그치거나 얼렁뚱땅 말머리를 돌리는 등으로 지은 죄도 없이 공연히 겁부터 집어먹고는 꾀죄죄한 몰골의 자기한테 갑자기 저자세로 구는 것이었다. 밤늦도록 수고가 많다면서 한사코 술값을 받지 않으려 하던 어떤 포장마찻집 주인의 경우가 단적인 예였다. 셋째는, 노골적으로 손에 쥐고 보여 줄 때보다 그냥 뒤꽁무니에 꿰 찬 채 부주의한 몸가짐인 척하면서 웃옷 자락을 슬쩍 들어 ㉠(케이스)의 끝부분만 감질나게 보여 주는 편이 오히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고 반응도 민감하다는 사실이었다. 김달채 씨는 그러잖아도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깎았다. 옷차림도 낡은 양복에서 스포티한 잠바 스타일로 개비했는가 하면 구청 밖에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 버릇했다. 달채 씨는 그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짬만 생기면 하릴없이 길거리를 나다니며 청명한 가을날에 우산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떠보는 색다른 취미에 점점 깊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중략)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까닭 모를 흥분과 기대감이 그를 사로잡아 버렸다. 한 건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엄청난 보람을 느끼게 될 일대 사건을 만날 듯싶은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행인들이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는 방향과는 정반대 편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살벌한 풍경이었다. 깨진 보도블록 조각이나 돌멩이들이 인도와 차도 가릴 것 없이 사방에 흩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시커먼 그을음 연기를 피워 올리며 불타는 자동차와 창유리가 박살 난 건물도 보였다. 김달채 씨는 주체 못할 지경으로 쏟아지는 눈물 콧물도 돌볼 겨를 없이 여전히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최루 가스에 심하게 오염된 지역을 향해 가까이 접근했다. 중무장한 전경대에 의해 도로가 완전 차단되어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달채 씨는 구경꾼들 뒷전에서 작은 키를 한껏 발돋움하고는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살폈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저쪽 건물 모퉁이에서 어기찬 함성이 아직도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사복 경찰관들한테 붙잡혀 끌려오는 학생의 모습이 구경꾼들 어깨 너머로 내다보였다. 달채 씨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앞사람들 틈바귀를 비집고 전면으로 썩 나섰다. “이봐요, 거기!” 김달채 씨는 창문마다 철망이 쳐진 버스 안으로 학생들을 마구 밀어 넣는 사복들을 향해 느닷없이 목청을 높였다.“아직도 어린애야! 다치지 않게 살살 좀 다뤄!”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나는지 김달채 씨 자신도 깜짝 놀랄 지경이었다.“당신 뭐야?”옷깃에 비표를 단 사복 차림의 청년 하나가 달려와서 김달채 씨의 가슴을 떼밀었다.“나 이런 사람이오.”김달채 씨는 엉겁결에 잠바 자락 한끝을 슬쩍 들어 뒷주머니에 꿰 찬 우산 케이스를 내보였다. 하지만 상대방 청년은 그런 물건 따위는 애당초 거들떠볼 생심조차 하지 않았다.“당신도 저 차에 같이 타고 싶어? 여러 소리 말고 빨리 집에나 들어가 봐요!”이른바 닭장차에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실리고 싶은 생각은 물론 털끝만큼도 없었다. 옷깃에 비표를 단 청년이 우산을 ㉡(우산 이상의 것)으로 보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 도리 없는 노릇이었다. 김달채 씨는 남의 채마밭에서 무 뽑아 먹다 들킨 아이처럼 무르춤한 꼬락서니가 되어 맥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n- 윤흥길,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 -", "question":"다음 글의 내용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거리를 배회하며 새로운 습관을 익히려는 김달채는 생활의 활기를 찾기 위해 비 오는 날을 기다린다.", "꾀죄죄한 몰골의 김달채는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무전기를 보여 준다.", "흥미를 느낄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한 김달채는 달아나는 행인들과 달리 시위 현장으로 향한다.", "시위 진압의 영향으로 고통 받던 김달채는 전경대의 위세에 압도되어 구경꾼들 뒤로 물러선다.", "닭장차에 끌려가게 된 김달채는 건물 모퉁이에서 들려오는 함성에 안도감을 느낀다." ], "answer":"흥미를 느낄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한 김달채는 달아나는 행인들과 달리 시위 현장으로 향한다." }, { "id":"CSAT_korean_22_26", "paragraph":"[A](김달채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뽀르르 집으로 달려가던 묵은 습관을 버리고 밤늦도록 하릴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였다.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공중변소나 포장마차 안에서, 백화점에서 사지도 않을 물건을 흥정하거나 정류장에서 토큰 아니면 올림픽복권을 사면서, 그리고 행인에게 담뱃불을 빌거나 더욱 과감하게는 파출소에 들어가 경찰관에게 길을 묻는 시늉을 하는 사이에 마주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달채 씨는 실수를 가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또렷한 목적의식을 드러내기도 해 가며 우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의 눈에 과연 우산이 어떻게 비치는지, 그리하여 상대방이 우산 임자인 자기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반응을 떠보는 작업을 일삼아 계속해 나갔다. 참으로 긴장과 전율이 넘치는 뻐근한 나날들이었다. 구청 호적계장의 직위에 오르기까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세계가 구청과 자기 집구석 바깥에 따로 있음을 그는 우산을 통해서 비로소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가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종합해서 몇 가지 결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첫째는, 진짜 무전기에 익숙한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거개의 서민들은 의외로 쉽사리 우산에 속아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상대방이 무전기를 지니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의 태도가 확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일껏 하던 이야기를 뚝 그치거나 얼렁뚱땅 말머리를 돌리는 등으로 지은 죄도 없이 공연히 겁부터 집어먹고는 꾀죄죄한 몰골의 자기한테 갑자기 저자세로 구는 것이었다. 밤늦도록 수고가 많다면서 한사코 술값을 받지 않으려 하던 어떤 포장마찻집 주인의 경우가 단적인 예였다. 셋째는, 노골적으로 손에 쥐고 보여 줄 때보다 그냥 뒤꽁무니에 꿰 찬 채 부주의한 몸가짐인 척하면서 웃옷 자락을 슬쩍 들어 ㉠(케이스)의 끝부분만 감질나게 보여 주는 편이 오히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고 반응도 민감하다는 사실이었다. 김달채 씨는 그러잖아도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깎았다. 옷차림도 낡은 양복에서 스포티한 잠바 스타일로 개비했는가 하면 구청 밖에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 버릇했다. 달채 씨는 그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짬만 생기면 하릴없이 길거리를 나다니며 청명한 가을날에 우산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떠보는 색다른 취미에 점점 깊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중략)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까닭 모를 흥분과 기대감이 그를 사로잡아 버렸다. 한 건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엄청난 보람을 느끼게 될 일대 사건을 만날 듯싶은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행인들이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는 방향과는 정반대 편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살벌한 풍경이었다. 깨진 보도블록 조각이나 돌멩이들이 인도와 차도 가릴 것 없이 사방에 흩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시커먼 그을음 연기를 피워 올리며 불타는 자동차와 창유리가 박살 난 건물도 보였다. 김달채 씨는 주체 못할 지경으로 쏟아지는 눈물 콧물도 돌볼 겨를 없이 여전히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최루 가스에 심하게 오염된 지역을 향해 가까이 접근했다. 중무장한 전경대에 의해 도로가 완전 차단되어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달채 씨는 구경꾼들 뒷전에서 작은 키를 한껏 발돋움하고는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살폈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저쪽 건물 모퉁이에서 어기찬 함성이 아직도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사복 경찰관들한테 붙잡혀 끌려오는 학생의 모습이 구경꾼들 어깨 너머로 내다보였다. 달채 씨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앞사람들 틈바귀를 비집고 전면으로 썩 나섰다. “이봐요, 거기!” 김달채 씨는 창문마다 철망이 쳐진 버스 안으로 학생들을 마구 밀어 넣는 사복들을 향해 느닷없이 목청을 높였다.“아직도 어린애야! 다치지 않게 살살 좀 다뤄!”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나는지 김달채 씨 자신도 깜짝 놀랄 지경이었다.“당신 뭐야?”옷깃에 비표를 단 사복 차림의 청년 하나가 달려와서 김달채 씨의 가슴을 떼밀었다.“나 이런 사람이오.”김달채 씨는 엉겁결에 잠바 자락 한끝을 슬쩍 들어 뒷주머니에 꿰 찬 우산 케이스를 내보였다. 하지만 상대방 청년은 그런 물건 따위는 애당초 거들떠볼 생심조차 하지 않았다.“당신도 저 차에 같이 타고 싶어? 여러 소리 말고 빨리 집에나 들어가 봐요!”이른바 닭장차에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실리고 싶은 생각은 물론 털끝만큼도 없었다. 옷깃에 비표를 단 청년이 우산을 ㉡(우산 이상의 것)으로 보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 도리 없는 노릇이었다. 김달채 씨는 남의 채마밭에서 무 뽑아 먹다 들킨 아이처럼 무르춤한 꼬락서니가 되어 맥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n- 윤흥길,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 -", "question":"㉠,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김달채는 ㉠을 그 생김새로 인해 ㉡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김달채는 사람들로부터 기대하는 반응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의 사용법을 알게 된다.",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려는 김달채의 의도가 실현되지 않는다.", "김달채는 ㉡에 익숙하지 않은 ‘거개의 서민들’이 ㉠을 ㉡으로 오인한다고 판단한다.", "‘사복 차림의 청년’은 ㉡에 익숙하여 ㉠을 이용하려는 김달채의 의도를 알아챈다." ], "answer":"‘사복 차림의 청년’은 ㉡에 익숙하여 ㉠을 이용하려는 김달채의 의도를 알아챈다." }, { "id":"CSAT_korean_22_27", "paragraph":"[A](김달채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뽀르르 집으로 달려가던 묵은 습관을 버리고 밤늦도록 하릴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였다.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공중변소나 포장마차 안에서, 백화점에서 사지도 않을 물건을 흥정하거나 정류장에서 토큰 아니면 올림픽복권을 사면서, 그리고 행인에게 담뱃불을 빌거나 더욱 과감하게는 파출소에 들어가 경찰관에게 길을 묻는 시늉을 하는 사이에 마주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달채 씨는 실수를 가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또렷한 목적의식을 드러내기도 해 가며 우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의 눈에 과연 우산이 어떻게 비치는지, 그리하여 상대방이 우산 임자인 자기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반응을 떠보는 작업을 일삼아 계속해 나갔다. 참으로 긴장과 전율이 넘치는 뻐근한 나날들이었다. 구청 호적계장의 직위에 오르기까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세계가 구청과 자기 집구석 바깥에 따로 있음을 그는 우산을 통해서 비로소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가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종합해서 몇 가지 결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첫째는, 진짜 무전기에 익숙한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거개의 서민들은 의외로 쉽사리 우산에 속아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상대방이 무전기를 지니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의 태도가 확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일껏 하던 이야기를 뚝 그치거나 얼렁뚱땅 말머리를 돌리는 등으로 지은 죄도 없이 공연히 겁부터 집어먹고는 꾀죄죄한 몰골의 자기한테 갑자기 저자세로 구는 것이었다. 밤늦도록 수고가 많다면서 한사코 술값을 받지 않으려 하던 어떤 포장마찻집 주인의 경우가 단적인 예였다. 셋째는, 노골적으로 손에 쥐고 보여 줄 때보다 그냥 뒤꽁무니에 꿰 찬 채 부주의한 몸가짐인 척하면서 웃옷 자락을 슬쩍 들어 ㉠(케이스)의 끝부분만 감질나게 보여 주는 편이 오히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고 반응도 민감하다는 사실이었다. 김달채 씨는 그러잖아도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깎았다. 옷차림도 낡은 양복에서 스포티한 잠바 스타일로 개비했는가 하면 구청 밖에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 버릇했다. 달채 씨는 그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짬만 생기면 하릴없이 길거리를 나다니며 청명한 가을날에 우산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떠보는 색다른 취미에 점점 깊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중략)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까닭 모를 흥분과 기대감이 그를 사로잡아 버렸다. 한 건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엄청난 보람을 느끼게 될 일대 사건을 만날 듯싶은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행인들이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는 방향과는 정반대 편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살벌한 풍경이었다. 깨진 보도블록 조각이나 돌멩이들이 인도와 차도 가릴 것 없이 사방에 흩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시커먼 그을음 연기를 피워 올리며 불타는 자동차와 창유리가 박살 난 건물도 보였다. 김달채 씨는 주체 못할 지경으로 쏟아지는 눈물 콧물도 돌볼 겨를 없이 여전히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최루 가스에 심하게 오염된 지역을 향해 가까이 접근했다. 중무장한 전경대에 의해 도로가 완전 차단되어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달채 씨는 구경꾼들 뒷전에서 작은 키를 한껏 발돋움하고는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살폈다.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저쪽 건물 모퉁이에서 어기찬 함성이 아직도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사복 경찰관들한테 붙잡혀 끌려오는 학생의 모습이 구경꾼들 어깨 너머로 내다보였다. 달채 씨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앞사람들 틈바귀를 비집고 전면으로 썩 나섰다. “이봐요, 거기!” 김달채 씨는 창문마다 철망이 쳐진 버스 안으로 학생들을 마구 밀어 넣는 사복들을 향해 느닷없이 목청을 높였다.“아직도 어린애야! 다치지 않게 살살 좀 다뤄!”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나는지 김달채 씨 자신도 깜짝 놀랄 지경이었다.“당신 뭐야?”옷깃에 비표를 단 사복 차림의 청년 하나가 달려와서 김달채 씨의 가슴을 떼밀었다.“나 이런 사람이오.”김달채 씨는 엉겁결에 잠바 자락 한끝을 슬쩍 들어 뒷주머니에 꿰 찬 우산 케이스를 내보였다. 하지만 상대방 청년은 그런 물건 따위는 애당초 거들떠볼 생심조차 하지 않았다.“당신도 저 차에 같이 타고 싶어? 여러 소리 말고 빨리 집에나 들어가 봐요!”이른바 닭장차에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실리고 싶은 생각은 물론 털끝만큼도 없었다. 옷깃에 비표를 단 청년이 우산을 ㉡(우산 이상의 것)으로 보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 도리 없는 노릇이었다. 김달채 씨는 남의 채마밭에서 무 뽑아 먹다 들킨 아이처럼 무르춤한 꼬락서니가 되어 맥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n- 윤흥길,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 -", "question":"<보기>를 바탕으로 다음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n<보기>\n소시민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권력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권력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승인이 요구되며, 이로 인해 힘의 우열 관계가 발생한다. 이 작품은 허구적 권력 표지를 통해 타인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된 인물이, 승인을 거부하는 타인 앞에서는 소시민적 면모를 드러내는 상황을 그려낸다. 이를 통해 상황 논리를 따르는 소시민의 타산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choices":[ "김달채가 각계각층 사람들의 반응을 떠보는 것은, 권력이 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는 점에서 김달채가 권력관계를 의식하는 인물임을 드러내는군.", "김달채가 준 술값을 포장마찻집 주인이 받지 않으려는 것은, 권력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권력이 인물 간의 우열 관계를 형성하는 요인임을 보여 주는군.", "김달채가 외양에 변화를 준 것은, 타인의 승인을 용이하게 받으려 한다는 점에서 허구적 권력 표지를 이용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김달채의 의도를 나타내는군.", "김달채가 사복들에게 목청을 높이며 항의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용기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승인받은 경험들을 통해 얻게 된 김달채의 자신감을 보여 주는군.", "김달채가 비표를 단 청년 앞에서 돌아서는 것은, 학생들과 맺은 유대 관계를 단절하여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상황 논리를 따르는 김달채의 타산적 태도를 드러내는군." ], "answer":"김달채가 비표를 단 청년 앞에서 돌아서는 것은, 학생들과 맺은 유대 관계를 단절하여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상황 논리를 따르는 김달채의 타산적 태도를 드러내는군." }, { "id":"CSAT_korean_22_28", "paragraph":"이때 태보 궐문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정신없어 기절하거늘 좌우 제신이며 일가 제족이 구완하여 겨우 인사 차려 좌우를 돌아보며 왈,“이 몸이 명재경각(命在頃刻)이라. 어찌 살기를 바라리오. 군 등은 태보가 죽거든 죽기로써 간하여 왕비를 내치지 못하게 하옵소서.”한데 이때에 상소 중에 이름 올린 제원(諸員)이 모두 이로되, \n[A](“그대는 죽기로써 간하다 어명을 입고 사경이 되었으나 우리도 역시 한 탓이로다. 막중한 충을 몰랐으니 무슨 낯이 있으리오. 일은 여럿이 참여하고 죄는 그대만 혼자 당하였으니 죄스럽고 민망하기 측량없노라.”) 무수히 위로하다가 형옥(刑獄)으로 전송하더라. 이튿날에 형조 판서 마지못하여 위계를 갖추고 대강 직계(直啓)로 올렸더니 상(上)이 보시고 다시 하교하사,“금부로 가두라.”하시거늘 금부 옥졸이 옹위하여 금부에 이르니 만조백관이며 장안 백성이 구름 뫼듯 하더라. 이때에 생가 친척이며 양가 제족이 애연 돌탄하거늘 태보 위로 왈, \n[B](“인명이오면 재천이옵거늘 설마 무죄로 죽어 청춘 원혼이 되리오마는 나의 뜻은 정한 지 오래되었는지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변할 길이 없사오니 이 몸이 죽거든 영천수 흐르는 물에 훨훨 씻어 다른 곳에는 묻지 말고 남산하에 묻어 주오면 죽은 혼백이라도 궐내를 향하여 우리 주상 심하에 복지하여 주야로 간하여 왕비를 다시 환궁하게 하올 것이니 아무리 죽은 사람의 말이라 하옵고 저버리지 마시며 부디 명심하소서.”) 금부에 수일 잡혀 갇혔더니, 상이 구태여 왕비는 내치시고 태보는 진도로 정배하라 하시니라.[중략 부분의 줄거리] 박태보의 정배를 따라가려다 되돌아온 박태보의 부인은 꿈에서 남편을 만난다.한림이 울어 왈,“내 무죄하여 탕탕한 청천이 감동하사 사생풍진을 다 버리고 전고 충신을 따라 황성에로 구경 가나니, 슬프다! 부인은 기다리지 말고 만세 무양하옵소서.”하되, 부인이 대경 왈,“어디를 가시며 기다리지 말라 하시니까? 한림은 그다지 독하시오. 첩도 한가지로 가사이다.”하며 한림의 소매를 잡고 못 가게 하니 한림이 왈,“부인은 안심하소서. 구구한 사정을 어찌 잊으오리까? 일후 상봉할 날이 있으오리다.”하고 떨치고 나가거늘 부인 한림의 손을 잡고 따라가니 어떤 남자 십여 명이 의관을 정제하고 서 있거늘 겸연쩍어 방으로 들어앉으며 가만 보니 학발의관(鶴髮衣冠)을 갖춘 어린 제자 오륙 인이 분명하거늘 부인이 놀라 깨달으니 남가일몽이라.부인이 몽사를 생각함에 심신이 산란하여 명월을 대하여 내념에 ‘분명 한림이 기사하였도다.’시비를 데리고 몽사를 설화하더니 이미 동방이 밝었거늘 시부모 당하에 문안차로 나가니, 이화촌에 개 짖으며 문밖에 울음소리 들리거늘 부인이 놀라 문을 열어 보니 한림의 하인 동일이라 하는 사람이 한림의 편지를 드리거늘 대감 부부와 부인이 망극하야 서로 붙들고 통곡하다가 기절하거늘 비복 등이 급히 구완하여 겨우 인사를 분별하는지라.이때에 원근 제족과 만조백관이 다 조문 후에 장안 백성이 뉘 아니 낙루하리오. 이러구러 곡성이 진동하니 어찌 천신이 감동치 아니하리오. 그 편지를 떼어 보니 하였으되,‘불효자 태보는 두어 자 문안을 부모 전에 올리나이다. 천 리 원정에 가다가 과천의 관에서 신병과 심회가 울적하거늘 구천에 들어가오니, 사람의 죄 삼천을 정하였으되 불효한 죄가 제일이라 하였으니 삼천 수죄(首罪) 지었으나 국은을 또한 갚지 못하옵고 중로 고혼이 되어 구천에 돌아가는 자식을 생각지 마옵고 말년 귀체를 안보하시다가 만세 후에 부자지정을 만분지일이나 바라나이다.’하였더라.이날 대감이 판서 노복 등을 거느리고 즉시 과천으로 행할새, 장안 백성이 다 애연하며 구름 뫼듯 하더라. 대감과 판서 애통함이 측량없더라. 초종례로 극진히 한 후에 채단으로 염습하고 도로 집으로 옮겨와 장사를 지내니 일문이 애통함을 차마 못 볼러라.각설, 이때에 상이 민 중전을 내치시고 태보를 정배 후, 자연 심신이 산란하여 밤이면 성내 성외를 미복으로 순행하시더니 일일은 한 곳에 다다르니 명월은 명랑한데 어떤 아이 오륙 인이 월색 희롱하며 노래하야 즐거워하거늘 상이 몸을 은신하시고 자세히 들으니 그 노래에 하였으되,“저 달은 밝다마는 우리 주상은 불명하야 충신을 무슨 일로 천 리 원정에 내치시며, 무슨 일로 민 중전은 외관에 내치시고 군의신충 없었으니 이 부자자효 쓸데없다. 인심은 분명하건마는 국운이 말세 되어 백성도 못할 일을 국가에서 행하고 한심하고 가련하다. 사백 년 사직을 뉘라서 붙들랴. 이 애야, 저 애야. 흥망성쇠는 불관하다마는 당상 부모 모셨어라. 심산궁곡에 들어가 초목으로 붓을 적시고, 금수로 벗을 삼아 세월을 보내다가 성군을 기다리자.”서로 비기며 애연히 가거늘 상이 그 노래를 들으시매 심신이 산란하여 그 아이들 성명을 묻고자 하시니 아이들이 달아나는지라 못내 애연하시며 곧 환궁하시니라.\n- 작자 미상, 「박태보전」 -", "question":"다음 글의 내용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choices":[ "태보는 형옥에서 금부로 이송해 줄 것을 자청했다.", "부인은 꿈에서 학발의관을 갖춘 사람들을 보고 놀라 꿈을 깼다.", "대감은 아들의 주검을 집으로 데려와 초종례를 극진히 지냈다.", "상은 노래의 내용을 알기 위해 아이들에게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다.", "형조 판서는 상의 명령대로 태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고했다." ], "answer":"부인은 꿈에서 학발의관을 갖춘 사람들을 보고 놀라 꿈을 깼다." }, { "id":"CSAT_korean_22_29", "paragraph":"이때 태보 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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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이 왈,“부인은 안심하소서. 구구한 사정을 어찌 잊으오리까? 일후 상봉할 날이 있으오리다.”하고 떨치고 나가거늘 부인 한림의 손을 잡고 따라가니 어떤 남자 십여 명이 의관을 정제하고 서 있거늘 겸연쩍어 방으로 들어앉으며 가만 보니 학발의관(鶴髮衣冠)을 갖춘 어린 제자 오륙 인이 분명하거늘 부인이 놀라 깨달으니 남가일몽이라.부인이 몽사를 생각함에 심신이 산란하여 명월을 대하여 내념에 ‘분명 한림이 기사하였도다.’시비를 데리고 몽사를 설화하더니 이미 동방이 밝었거늘 시부모 당하에 문안차로 나가니, 이화촌에 개 짖으며 문밖에 울음소리 들리거늘 부인이 놀라 문을 열어 보니 한림의 하인 동일이라 하는 사람이 한림의 편지를 드리거늘 대감 부부와 부인이 망극하야 서로 붙들고 통곡하다가 기절하거늘 비복 등이 급히 구완하여 겨우 인사를 분별하는지라.이때에 원근 제족과 만조백관이 다 조문 후에 장안 백성이 뉘 아니 낙루하리오. 이러구러 곡성이 진동하니 어찌 천신이 감동치 아니하리오. 그 편지를 떼어 보니 하였으되,‘불효자 태보는 두어 자 문안을 부모 전에 올리나이다. 천 리 원정에 가다가 과천의 관에서 신병과 심회가 울적하거늘 구천에 들어가오니, 사람의 죄 삼천을 정하였으되 불효한 죄가 제일이라 하였으니 삼천 수죄(首罪) 지었으나 국은을 또한 갚지 못하옵고 중로 고혼이 되어 구천에 돌아가는 자식을 생각지 마옵고 말년 귀체를 안보하시다가 만세 후에 부자지정을 만분지일이나 바라나이다.’하였더라.이날 대감이 판서 노복 등을 거느리고 즉시 과천으로 행할새, 장안 백성이 다 애연하며 구름 뫼듯 하더라. 대감과 판서 애통함이 측량없더라. 초종례로 극진히 한 후에 채단으로 염습하고 도로 집으로 옮겨와 장사를 지내니 일문이 애통함을 차마 못 볼러라.각설, 이때에 상이 민 중전을 내치시고 태보를 정배 후, 자연 심신이 산란하여 밤이면 성내 성외를 미복으로 순행하시더니 일일은 한 곳에 다다르니 명월은 명랑한데 어떤 아이 오륙 인이 월색 희롱하며 노래하야 즐거워하거늘 상이 몸을 은신하시고 자세히 들으니 그 노래에 하였으되,“저 달은 밝다마는 우리 주상은 불명하야 충신을 무슨 일로 천 리 원정에 내치시며, 무슨 일로 민 중전은 외관에 내치시고 군의신충 없었으니 이 부자자효 쓸데없다. 인심은 분명하건마는 국운이 말세 되어 백성도 못할 일을 국가에서 행하고 한심하고 가련하다. 사백 년 사직을 뉘라서 붙들랴. 이 애야, 저 애야. 흥망성쇠는 불관하다마는 당상 부모 모셨어라. 심산궁곡에 들어가 초목으로 붓을 적시고, 금수로 벗을 삼아 세월을 보내다가 성군을 기다리자.”서로 비기며 애연히 가거늘 상이 그 노래를 들으시매 심신이 산란하여 그 아이들 성명을 묻고자 하시니 아이들이 달아나는지라 못내 애연하시며 곧 환궁하시니라.\n- 작자 미상, 「박태보전」 -", "question":"다음 글에 제시된 공간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choices":[ "‘금부’는 임금이 권위를 실현하는 공간이고, ‘한 곳’은 임금이 권위를 내세우는 공간이다.", "‘진도’는 임금에게 정배받은 태보가 향해야 하는 곳이고, ‘외관’은 임금에게 내쳐진 민 중전이 거처해야 하는 곳이다.", "‘이화촌’은 부인이 시부모에게 직접 문안하는 곳이자 태보가 하인을 보내 부모에게 문안하는 곳이다.", "‘과천’은 태보가 ‘진도’로 가는 경유지이자, 태보의 소식을 받은 대감이 ‘이화촌’을 떠나 향하는 지점이다.", "‘심산궁곡’은 ‘성내 성외’와 대비되어 임금을 피하려는 백성의 마음이 투영된 공간이다." ], "answer":"‘금부’는 임금이 권위를 실현하는 공간이고, ‘한 곳’은 임금이 권위를 내세우는 공간이다." }, { "id":"CSAT_korean_22_30", "paragraph":"이때 태보 궐문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정신없어 기절하거늘 좌우 제신이며 일가 제족이 구완하여 겨우 인사 차려 좌우를 돌아보며 왈,“이 몸이 명재경각(命在頃刻)이라. 어찌 살기를 바라리오. 군 등은 태보가 죽거든 죽기로써 간하여 왕비를 내치지 못하게 하옵소서.”한데 이때에 상소 중에 이름 올린 제원(諸員)이 모두 이로되, \n[A](“그대는 죽기로써 간하다 어명을 입고 사경이 되었으나 우리도 역시 한 탓이로다. 막중한 충을 몰랐으니 무슨 낯이 있으리오. 일은 여럿이 참여하고 죄는 그대만 혼자 당하였으니 죄스럽고 민망하기 측량없노라.”) 무수히 위로하다가 형옥(刑獄)으로 전송하더라. 이튿날에 형조 판서 마지못하여 위계를 갖추고 대강 직계(直啓)로 올렸더니 상(上)이 보시고 다시 하교하사,“금부로 가두라.”하시거늘 금부 옥졸이 옹위하여 금부에 이르니 만조백관이며 장안 백성이 구름 뫼듯 하더라. 이때에 생가 친척이며 양가 제족이 애연 돌탄하거늘 태보 위로 왈, \n[B](“인명이오면 재천이옵거늘 설마 무죄로 죽어 청춘 원혼이 되리오마는 나의 뜻은 정한 지 오래되었는지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변할 길이 없사오니 이 몸이 죽거든 영천수 흐르는 물에 훨훨 씻어 다른 곳에는 묻지 말고 남산하에 묻어 주오면 죽은 혼백이라도 궐내를 향하여 우리 주상 심하에 복지하여 주야로 간하여 왕비를 다시 환궁하게 하올 것이니 아무리 죽은 사람의 말이라 하옵고 저버리지 마시며 부디 명심하소서.”) 금부에 수일 잡혀 갇혔더니, 상이 구태여 왕비는 내치시고 태보는 진도로 정배하라 하시니라.[중략 부분의 줄거리] 박태보의 정배를 따라가려다 되돌아온 박태보의 부인은 꿈에서 남편을 만난다.한림이 울어 왈,“내 무죄하여 탕탕한 청천이 감동하사 사생풍진을 다 버리고 전고 충신을 따라 황성에로 구경 가나니, 슬프다! 부인은 기다리지 말고 만세 무양하옵소서.”하되, 부인이 대경 왈,“어디를 가시며 기다리지 말라 하시니까? 한림은 그다지 독하시오. 첩도 한가지로 가사이다.”하며 한림의 소매를 잡고 못 가게 하니 한림이 왈,“부인은 안심하소서. 구구한 사정을 어찌 잊으오리까? 일후 상봉할 날이 있으오리다.”하고 떨치고 나가거늘 부인 한림의 손을 잡고 따라가니 어떤 남자 십여 명이 의관을 정제하고 서 있거늘 겸연쩍어 방으로 들어앉으며 가만 보니 학발의관(鶴髮衣冠)을 갖춘 어린 제자 오륙 인이 분명하거늘 부인이 놀라 깨달으니 남가일몽이라.부인이 몽사를 생각함에 심신이 산란하여 명월을 대하여 내념에 ‘분명 한림이 기사하였도다.’시비를 데리고 몽사를 설화하더니 이미 동방이 밝었거늘 시부모 당하에 문안차로 나가니, 이화촌에 개 짖으며 문밖에 울음소리 들리거늘 부인이 놀라 문을 열어 보니 한림의 하인 동일이라 하는 사람이 한림의 편지를 드리거늘 대감 부부와 부인이 망극하야 서로 붙들고 통곡하다가 기절하거늘 비복 등이 급히 구완하여 겨우 인사를 분별하는지라.이때에 원근 제족과 만조백관이 다 조문 후에 장안 백성이 뉘 아니 낙루하리오. 이러구러 곡성이 진동하니 어찌 천신이 감동치 아니하리오. 그 편지를 떼어 보니 하였으되,‘불효자 태보는 두어 자 문안을 부모 전에 올리나이다. 천 리 원정에 가다가 과천의 관에서 신병과 심회가 울적하거늘 구천에 들어가오니, 사람의 죄 삼천을 정하였으되 불효한 죄가 제일이라 하였으니 삼천 수죄(首罪) 지었으나 국은을 또한 갚지 못하옵고 중로 고혼이 되어 구천에 돌아가는 자식을 생각지 마옵고 말년 귀체를 안보하시다가 만세 후에 부자지정을 만분지일이나 바라나이다.’하였더라.이날 대감이 판서 노복 등을 거느리고 즉시 과천으로 행할새, 장안 백성이 다 애연하며 구름 뫼듯 하더라. 대감과 판서 애통함이 측량없더라. 초종례로 극진히 한 후에 채단으로 염습하고 도로 집으로 옮겨와 장사를 지내니 일문이 애통함을 차마 못 볼러라.각설, 이때에 상이 민 중전을 내치시고 태보를 정배 후, 자연 심신이 산란하여 밤이면 성내 성외를 미복으로 순행하시더니 일일은 한 곳에 다다르니 명월은 명랑한데 어떤 아이 오륙 인이 월색 희롱하며 노래하야 즐거워하거늘 상이 몸을 은신하시고 자세히 들으니 그 노래에 하였으되,“저 달은 밝다마는 우리 주상은 불명하야 충신을 무슨 일로 천 리 원정에 내치시며, 무슨 일로 민 중전은 외관에 내치시고 군의신충 없었으니 이 부자자효 쓸데없다. 인심은 분명하건마는 국운이 말세 되어 백성도 못할 일을 국가에서 행하고 한심하고 가련하다. 사백 년 사직을 뉘라서 붙들랴. 이 애야, 저 애야. 흥망성쇠는 불관하다마는 당상 부모 모셨어라. 심산궁곡에 들어가 초목으로 붓을 적시고, 금수로 벗을 삼아 세월을 보내다가 성군을 기다리자.”서로 비기며 애연히 가거늘 상이 그 노래를 들으시매 심신이 산란하여 그 아이들 성명을 묻고자 하시니 아이들이 달아나는지라 못내 애연하시며 곧 환궁하시니라.\n- 작자 미상, 「박태보전」 -", "question":"[A]와 [B]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A]에서 태보의 위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제원들의 탄식은, [B]에서 그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태보의 자책과 대비된다.", "[A]에서 태보가 받은 제원들의 위로는, [B]에서 삶을 도모하여 무죄를 소명하겠다는 태보의 결심으로 이어진다.", "[A]에서 제원들이 칭송하는 태보의 강직함은, [B]에서 소신을 지키겠다고 하는 태보의 다짐에서 확인된다.", "[A]에서 제원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태보의 심리적 상처는, [B]에서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해소된다.", "[A]에서 제원들의 말을 통해 드러난 태보의 후회는, [B]에서 가족들을 향한 태보의 말에서 반복된다." ], "answer":"[A]에서 제원들이 칭송하는 태보의 강직함은, [B]에서 소신을 지키겠다고 하는 태보의 다짐에서 확인된다." }, { "id":"CSAT_korean_22_31", "paragraph":"이때 태보 궐문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정신없어 기절하거늘 좌우 제신이며 일가 제족이 구완하여 겨우 인사 차려 좌우를 돌아보며 왈,“이 몸이 명재경각(命在頃刻)이라. 어찌 살기를 바라리오. 군 등은 태보가 죽거든 죽기로써 간하여 왕비를 내치지 못하게 하옵소서.”한데 이때에 상소 중에 이름 올린 제원(諸員)이 모두 이로되, \n[A](“그대는 죽기로써 간하다 어명을 입고 사경이 되었으나 우리도 역시 한 탓이로다. 막중한 충을 몰랐으니 무슨 낯이 있으리오. 일은 여럿이 참여하고 죄는 그대만 혼자 당하였으니 죄스럽고 민망하기 측량없노라.”) 무수히 위로하다가 형옥(刑獄)으로 전송하더라. 이튿날에 형조 판서 마지못하여 위계를 갖추고 대강 직계(直啓)로 올렸더니 상(上)이 보시고 다시 하교하사,“금부로 가두라.”하시거늘 금부 옥졸이 옹위하여 금부에 이르니 만조백관이며 장안 백성이 구름 뫼듯 하더라. 이때에 생가 친척이며 양가 제족이 애연 돌탄하거늘 태보 위로 왈, \n[B](“인명이오면 재천이옵거늘 설마 무죄로 죽어 청춘 원혼이 되리오마는 나의 뜻은 정한 지 오래되었는지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변할 길이 없사오니 이 몸이 죽거든 영천수 흐르는 물에 훨훨 씻어 다른 곳에는 묻지 말고 남산하에 묻어 주오면 죽은 혼백이라도 궐내를 향하여 우리 주상 심하에 복지하여 주야로 간하여 왕비를 다시 환궁하게 하올 것이니 아무리 죽은 사람의 말이라 하옵고 저버리지 마시며 부디 명심하소서.”) 금부에 수일 잡혀 갇혔더니, 상이 구태여 왕비는 내치시고 태보는 진도로 정배하라 하시니라.[중략 부분의 줄거리] 박태보의 정배를 따라가려다 되돌아온 박태보의 부인은 꿈에서 남편을 만난다.한림이 울어 왈,“내 무죄하여 탕탕한 청천이 감동하사 사생풍진을 다 버리고 전고 충신을 따라 황성에로 구경 가나니, 슬프다! 부인은 기다리지 말고 만세 무양하옵소서.”하되, 부인이 대경 왈,“어디를 가시며 기다리지 말라 하시니까? 한림은 그다지 독하시오. 첩도 한가지로 가사이다.”하며 한림의 소매를 잡고 못 가게 하니 한림이 왈,“부인은 안심하소서. 구구한 사정을 어찌 잊으오리까? 일후 상봉할 날이 있으오리다.”하고 떨치고 나가거늘 부인 한림의 손을 잡고 따라가니 어떤 남자 십여 명이 의관을 정제하고 서 있거늘 겸연쩍어 방으로 들어앉으며 가만 보니 학발의관(鶴髮衣冠)을 갖춘 어린 제자 오륙 인이 분명하거늘 부인이 놀라 깨달으니 남가일몽이라.부인이 몽사를 생각함에 심신이 산란하여 명월을 대하여 내념에 ‘분명 한림이 기사하였도다.’시비를 데리고 몽사를 설화하더니 이미 동방이 밝었거늘 시부모 당하에 문안차로 나가니, 이화촌에 개 짖으며 문밖에 울음소리 들리거늘 부인이 놀라 문을 열어 보니 한림의 하인 동일이라 하는 사람이 한림의 편지를 드리거늘 대감 부부와 부인이 망극하야 서로 붙들고 통곡하다가 기절하거늘 비복 등이 급히 구완하여 겨우 인사를 분별하는지라.이때에 원근 제족과 만조백관이 다 조문 후에 장안 백성이 뉘 아니 낙루하리오. 이러구러 곡성이 진동하니 어찌 천신이 감동치 아니하리오. 그 편지를 떼어 보니 하였으되,‘불효자 태보는 두어 자 문안을 부모 전에 올리나이다. 천 리 원정에 가다가 과천의 관에서 신병과 심회가 울적하거늘 구천에 들어가오니, 사람의 죄 삼천을 정하였으되 불효한 죄가 제일이라 하였으니 삼천 수죄(首罪) 지었으나 국은을 또한 갚지 못하옵고 중로 고혼이 되어 구천에 돌아가는 자식을 생각지 마옵고 말년 귀체를 안보하시다가 만세 후에 부자지정을 만분지일이나 바라나이다.’하였더라.이날 대감이 판서 노복 등을 거느리고 즉시 과천으로 행할새, 장안 백성이 다 애연하며 구름 뫼듯 하더라. 대감과 판서 애통함이 측량없더라. 초종례로 극진히 한 후에 채단으로 염습하고 도로 집으로 옮겨와 장사를 지내니 일문이 애통함을 차마 못 볼러라.각설, 이때에 상이 민 중전을 내치시고 태보를 정배 후, 자연 심신이 산란하여 밤이면 성내 성외를 미복으로 순행하시더니 일일은 한 곳에 다다르니 명월은 명랑한데 어떤 아이 오륙 인이 월색 희롱하며 노래하야 즐거워하거늘 상이 몸을 은신하시고 자세히 들으니 그 노래에 하였으되,“저 달은 밝다마는 우리 주상은 불명하야 충신을 무슨 일로 천 리 원정에 내치시며, 무슨 일로 민 중전은 외관에 내치시고 군의신충 없었으니 이 부자자효 쓸데없다. 인심은 분명하건마는 국운이 말세 되어 백성도 못할 일을 국가에서 행하고 한심하고 가련하다. 사백 년 사직을 뉘라서 붙들랴. 이 애야, 저 애야. 흥망성쇠는 불관하다마는 당상 부모 모셨어라. 심산궁곡에 들어가 초목으로 붓을 적시고, 금수로 벗을 삼아 세월을 보내다가 성군을 기다리자.”서로 비기며 애연히 가거늘 상이 그 노래를 들으시매 심신이 산란하여 그 아이들 성명을 묻고자 하시니 아이들이 달아나는지라 못내 애연하시며 곧 환궁하시니라.\n- 작자 미상, 「박태보전」 -", "question":"<보기>를 참고하여 다음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n「박태보전」은 숙종 대의 실존 인물 박태보의 삶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박태보는 임금의 부당함으로 드러나는 부도덕한 세계와의 대결에서 패배하여 숭고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가족과 국가에 윤리적 책무를 다하는 인물로 인정받음으로써 도덕적 영웅으로 고양된다. 이때 다양한 서사 장치들은 사건의 입체적 전개에 기여한다.", "choices":[ "하늘이 태보를 무죄로 판명하여 전고 충신을 따르게 함을 몽사로 드러내어, 태보가 윤리적 명분 면에서 인정받은 도덕적 영웅임을 보여 주는군.", "국은을 갚지 못하고 죽는다는 태보의 한탄을 편지로 제시하여, 태보가 임금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숭고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계와의 대결에서 패배했음을 보여 주는군.", "만세 후에도 부자지정을 바라는 태보의 염원을 편지로 제시하여, 태보가 죽음에 이른 상황에서조차 부모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다하려 한 인물임을 보여 주는군.", "주상이 밝은 달의 속성과 대비되는 불명한 인물임을 노래를 통해 제시하여, 백성들이 주상을 부도덕한 인물로 평가하여 신임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군.", "태보에 대한 민심을 편집자적 논평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내어, 태보가 기우는 국운을 회복한 영웅으로 추대되어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음을 보여 주는군." ], "answer":"태보에 대한 민심을 편집자적 논평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내어, 태보가 기우는 국운을 회복한 영웅으로 추대되어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음을 보여 주는군." }, { "id":"CSAT_korean_22_32", "paragraph":"(가)춘일(春日)이 지지(遲遲)하여 뻐꾸기가 보채거늘\n동린(東隣)에 쟁기 얻고 서사(西舍)에 호미 얻고\n집 안에 들어가 씨앗을 마련하니\n㉠(올벼 씨 한 말은 반 넘게 쥐 먹었고)\n기장 피 조 팥은 서너 되 부쳤거늘\n한아(寒餓)한 식구 이리하여 어이 살리\n\n(중략)\n\n베틀 북도 쓸데없어 빈 벽에 남겨 두고\n㉡(솥 시루 버려두니 붉은 빛이 다 되었다)\n세시 삭망 명절 제사는 무엇으로 해 올리며\n원근 친척 내빈왕객(來賓往客)은 어이하여 접대할꼬\n㉢(이 얼굴 지녀 있어 어려운 일 하고 많다)\n[A](이 원수 궁귀(窮鬼)를 어이하여 여의려뇨\n술에 후량을 갖추고 이름 불러 전송하여\n길한 날 좋은 때에 사방으로 가라 하니\n웅얼웅얼 불평하며 원노(怨怒)하여 이른 말이\n어려서나 늙어서나 희로우락(喜怒憂樂)을 너와 함께하여\n죽거나 살거나 여읠 줄이 없었거늘\n어디 가 뉘 말 듣고 가라 하여 이르느뇨\n우는 듯 꾸짖는 듯 온가지로 협박커늘\n돌이켜 생각하니 네 말도 다 옳도다\n무정한 세상은 다 나를 버리거늘\n네 혼자 유신하여 나를 아니 버리거든\n위협으로 회피하며 잔꾀로 여읠려냐\n하늘 삼긴 이내 궁(窮)을 설마한들 어이하리\n빈천도 내 분(分)이니 서러워해 무엇하리)\n- 정훈, 「탄궁가」 -\n(나) <제1수>(서산에 돋을볕 비추고 구름은 느지막이 내린다\n비 온 뒤 묵은 풀이 뉘 밭이 우거졌던고\n㉣(두어라 차례 정한 일이니 매는 대로 매리라))\n\n<제7수>([B](면화는 세 다래 네 다래요 이른 벼의 패는 모가 곱난가\n오뉴월이 언제 가고 칠월이 반이로다\n아마도 하느님 너희 삼길 제 날 위하여 삼기셨다\n))<제8수>(아이는 낚시질 가고 집사람은 절이채 친다\n새 밥 익을 때에 새 술을 걸러셔라\n㉤(아마도 밥 들이고 잔 잡을 때에 흥에 겨워 하노라))\n- 위백규, 「농가」 -", "question":"(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choices":[ "계절의 변화에 조응하는 여러 자연물을 활용해 화자의 인식 전환을 보여 주고 있다.", "계절감이 드러난 소재를 대등하게 나열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정 계절의 풍속을 화자의 시선 이동에 따라 묘사하고 있다.", "특정 계절을 배경으로 제시해 화자의 처지를 부각하고 있다.", "계절의 순환을 중심으로 자연의 섭리를 드러내고 있다." ], "answer":"특정 계절을 배경으로 제시해 화자의 처지를 부각하고 있다." }, { "id":"CSAT_korean_22_33", "paragraph":"(가)춘일(春日)이 지지(遲遲)하여 뻐꾸기가 보채거늘\n동린(東隣)에 쟁기 얻고 서사(西舍)에 호미 얻고\n집 안에 들어가 씨앗을 마련하니\n㉠(올벼 씨 한 말은 반 넘게 쥐 먹었고)\n기장 피 조 팥은 서너 되 부쳤거늘\n한아(寒餓)한 식구 이리하여 어이 살리\n\n(중략)\n\n베틀 북도 쓸데없어 빈 벽에 남겨 두고\n㉡(솥 시루 버려두니 붉은 빛이 다 되었다)\n세시 삭망 명절 제사는 무엇으로 해 올리며\n원근 친척 내빈왕객(來賓往客)은 어이하여 접대할꼬\n㉢(이 얼굴 지녀 있어 어려운 일 하고 많다)\n[A](이 원수 궁귀(窮鬼)를 어이하여 여의려뇨\n술에 후량을 갖추고 이름 불러 전송하여\n길한 날 좋은 때에 사방으로 가라 하니\n웅얼웅얼 불평하며 원노(怨怒)하여 이른 말이\n어려서나 늙어서나 희로우락(喜怒憂樂)을 너와 함께하여\n죽거나 살거나 여읠 줄이 없었거늘\n어디 가 뉘 말 듣고 가라 하여 이르느뇨\n우는 듯 꾸짖는 듯 온가지로 협박커늘\n돌이켜 생각하니 네 말도 다 옳도다\n무정한 세상은 다 나를 버리거늘\n네 혼자 유신하여 나를 아니 버리거든\n위협으로 회피하며 잔꾀로 여읠려냐\n하늘 삼긴 이내 궁(窮)을 설마한들 어이하리\n빈천도 내 분(分)이니 서러워해 무엇하리)\n- 정훈, 「탄궁가」 -\n(나) <제1수>(서산에 돋을볕 비추고 구름은 느지막이 내린다\n비 온 뒤 묵은 풀이 뉘 밭이 우거졌던고\n㉣(두어라 차례 정한 일이니 매는 대로 매리라))\n\n<제7수>([B](면화는 세 다래 네 다래요 이른 벼의 패는 모가 곱난가\n오뉴월이 언제 가고 칠월이 반이로다\n아마도 하느님 너희 삼길 제 날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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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속에 대한 존중을 향촌 공동체 발전의 방도로 여기는 관점을 드러낸다.", "㉤은 먹을거리에 부족함이 없이 즐거운 향촌 구성원의 모습을 통해 가난을 벗어난 이상화된 농촌상의 일면을 보여 준다." ], "answer":"㉢은 체면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을 제시해 취약한 경제적 기반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내려놓는 향촌 사대부의 죄책감을 드러낸다." } ]